[제1100호 특집]동아대학보 전(前) 주간 신진(문예창작학) 교수
[제1100호 특집]동아대학보 전(前) 주간 신진(문예창작학) 교수
  • 서성희
  • 승인 2012.12.0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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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학보의 '산증인'을 만나다


"<동아대학보> 없이 내 인생을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우리 대학교 신진(문예창작학) 교수는 그야말로 본지의 '산증인'이다. 그는 대학시절의 대부분을 학보사에서 보냈고, 교수가 된 후로도 부주간과 주간을 두루 거치며 본지와의 인연을 이어갔다. 1100호를 맞은 본지는 학보가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지 들어보고자 신진 교수의 연구실을 찾았다.

지난 1970년 우리 대학 국문학과에 입학한 신진 교수는 그해 여름 20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학보사에 입사했다. "그 당시 학보사에는 각 단과대학 수석입학자들만 따로 데려올 만큼 수준이 높았다. 경쟁률도 높아 학보사에 들어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었다"며 당시 본지의 높은 위상을 떠올렸다. 위상이 높았던 만큼 학보사 기자를 대하는 취재원들의 태도도 남달랐다. 신 교수는 "학보 기자들은 학내 직원·보직자들에게 실제 기자와 동등한 대접을 받았다"며 그 시절을 회고했다. 그의 말에서 당시 본지의 영향력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교육자가 돼 모교로 돌아온 신진 교수는 6·10항쟁 이후인 87년 11월, 본지 주간으로 임명됐다. 당시 우리 대학 학생 및 교수들 사이에서는 학교법인에 대한 퇴진운동이 일기도 해, 안팎으로 무척이나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신 교수는 망설였지만 소통을 이뤄줬으면 하는 주변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었다. 결국 그는 본지의 제17대 주간교수에 이름을 올렸다.

신진 교수는 그때의 <동아대학보>를 '전략적인 투쟁의 장'이라 표현했다. 1980년대는 민주주의에 대한 전 국민적 열망과 독재정권이 충돌했던 격동의 시기였던 만큼 본지는 민주화를 제창하던 우리 대학 학생들의 대변지 역할을 톡톡히 했다. 민주화를 바라는 내용의 투고가 많아 그 글만 전문적으로 교열하는 기자가 따로 있을 정도였다. 신 교수는 "학보를 열린 소통의 장으로 만들고 싶었다"는 당시의 마음가짐을 전했다.

신진 교수는 교수로 부임한 첫 해인 1981년에 본지 부주간으로도 활약했다. 그리고 이 시기, 잊지 못할 사건을 겪었다. 학생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던 그때, 평소 아끼던 한 기자가 남몰래 유인물을 만들어 보관하다 적발돼 경찰서로 연행된 것이다.

그 소식을 접한 기자의 어머니는 걱정스런 마음에 학보사로 연락했고, 신 교수는 기자를 보호하기 위해 유인물을 찾아 태우라고 학생기자들에게 지시했다. 그의 노력 덕분에 그 기자는 곧 무사히 풀려날 수 있었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냐는 기자의 질문에 신 교수는 "학생기자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 그는 "하루 종일 학보에만 열정을 다 할 수 있었다. 정서적 만족감도 높았고, 낭만을 느낄 수 있던 시절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에게 있어 학보사 활동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추억이다.

대학언론의 위기가 대두되는 요즘, <동아대학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신 교수는 "시기적으로 대학언론뿐 아니라 모든 종이매체들이 외면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전자, 영상 매체의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대학언론은 자연스레 인기를 잃을 수밖에 없다. 기자들의 노고를 잘 아는 전 주간교수로서 아쉽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학보가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열린 소통의 장이 돼라"

신 교수는 후배 기자들이 취재처를 넓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취재원과 아이템을 다각화하지 못하면 지금의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없다"며 "취재를 할 때 끈질기게 파고들고, 더욱 참신하고 구체적인 기사를 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독자의 참여를 유도해 함께 만드는 학보가 돼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신 교수는 "기자들의 일방적인 기사는 학생들에게 외면 받는다"며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서로 토론할 수 있는 열린 소통의 장으로 거듭나야할 것"을 강조했다.

신진 교수는 후배 기자들에게 "순수성을 되찾자. 기자라는 스펙에 초점을 둬서는 안 된다. 기자는 언론활동 자체에 의미를 두고 그것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리고 따뜻한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순수성과 열린 마음을 가지고 학내를 포용하고, 생산적인 비판을 할 수 있는 성숙한 대학언론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박근우 기자
hakbopgw@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100호 2012년 12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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