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맞았다고 들떠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 지났다. 매번 반복되는 힘든 입시 관문을 뚫고 대학에 합격한 11학번 새내기들의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 그들에게 몇 마디 당부의 말을 할까 한다. 이제 그들은 그동안 어렵고 지겨웠던 입시 굴레를 벗어나 부푼 가슴으로 희망찬 대학 생활을 설계하게 된다. 대학가면 꼭 하리라고 마음먹었던 취미생활을 시작하게 되고, 여행과 연애를 꿈꾸기도 하며, 주위의 선배나 교수에게 의논하여 자신의 장래를 설계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대학생활은 인생의 찬란한 황금기라 할 만큼 소중한 시기이며, 앞으로 펼쳐질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과정이다. 4년 동안의 대학생활이 40년간의 사회생활을 결정한다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입학식을 필두로 고교 또는 동아리 선배들을 만나 축하의 말을 듣게 되고, 향후의 대학생활에 대해 여러 조언을 듣게 된다. 또 학생회에서 주최하는 갖가지 행사에도 참여하게 된다. 강의를 통해서는 이제까지 알지 못했던 새로운 내용도 듣게 되어 마치 세상을 보는 시야가 갑자기 넓어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할 것이다. 입시로부터 해방되었다는 생각에 모든 것이 정말로 자유롭고 새롭게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다만 신분이 학생일 뿐, 스스로 판단하며 생활하는 성인일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도 명실공히 어른이므로, 자칫 무한한 자유가 방종으로 이어지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정말 조심해야 할 시기의 인생과정이다.
대학 생활은 학생 신분의 마지막 단계로, 사회생활의 예비단계다. 따라서 대학 4년 동안 자신의 인생을 잘 설계하고, 사회생활을 준비해야 졸업 후의 삶의 윤곽이 명확해진다. 대학에서 무엇을 생각하고 꿈꾸며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사회생활과 인생이 결정된다. 대학에서 독서를 많이 하고, 생각을 깊이 하고, 친구들과 선후배를 잘 사귀고, 삶의 목적을 잘 설정하고, 전공분야를 잘 준비한 사람은 사회에 나와서 순조롭게 성공할 확률이 높다. 반대로 대학 4년을 헛되이 보내면 인생 40년을 헤매게 되는 비극을 맞을 수도 있다. 이제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신입생들은 자기 삶의 연출가이자, 배우이며, 관객이라는 생각으로 자기의 인생을 설계해 나아가야할 것이다.
세상은 현재 단일 통신권으로 통합되어, 국경과 지역을 초월한 통신과 소통이 가능하게 되었다. 현재 인터넷이나 인트라넷으로 웹서핑을 통한 정보취득과 교환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사항이며, 영어는 세계의 공용어처럼 소통의 장벽을 허물고 있다. 앞으로 영어와 정보처리기술을 모르고는 직업을 갖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생활하는 것조차 어려워질 것이다. 또한 자기의 특기, 전공분야 없이는 취업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경제부국인 서유럽국가에서도 청년실업률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특화된 기술이나 전문지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전 세계가 자신의 재미있는 활동무대가 될 것이다. 국경이 없고 시차가 사라지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지난 10년간과는 전혀 다른 사회가 생길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대학생활에서 마련해야 할 것이다.
11학번 신입생들이 21세기의 안목과 식견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시대에 맞는 가치관과 문화감각으로 무한히 사색하고 느끼는 미래형 지식인으로 성장하길 희망하면서 그들의 새롭고 힘찬 출발에 신뢰와 성원을 보낸다.
동아대학보 제1085호 (2011. 03. 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