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은 사회변혁의 주역이 돼야 한다
청년은 사회변혁의 주역이 돼야 한다
  • 서성희
  • 승인 2012.12.07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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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에 많이 있는 느티나무가 스스로 잎을 떨어뜨려 한 해의 마감을 알리고 있다. 한가한 듯한 교정 풍경과 달리 우리 대학교는 학기의 마무리와 방학을 앞두고 오히려 바쁠 때이다. 농부가 기쁨으로 단을 거두듯 대학생은 좋은 성적으로 한 학기의 학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그리고 겨울방학 동안에는 내년을 준비해야 한다. 더불어 우리 사회는 바야흐로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통해 지난 5년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5년을 맞으려 하고 있다.

대학은 여러 가지 교육 목표를 이루어야겠지만, 그 중에서도 민주 시민을 양성하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대학의 목표다. 민주 시민의 이데올로기인 민주주의는 법률과 제도와 약속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는 것에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민주주의는 곧 '과정과 절차의 민주주의'인 것이다.

과거 젊은이들이 정부의 불의에 분연히 일어서서 저항했으되, 그 방법이 전투경찰과의 투석전이었던 시대는 그 자체로 야만의 시대였다. 짧지 않았던 그 시절의 대학 교정은 늘 자욱한 최루탄 냄새로 매웠고, 고성의 운동가요로 시끄러웠다. 그러나 그때 우리의 청년 대학생은 사회 변혁의 자랑스러운 주역이었다.

그러한 투쟁의 덕분으로 우리 사회는 민주화되었고 점점 안정을 되찾았다. 자연스레 대학 캠퍼스도 학생회 선거 때 등을 제외하고는 조용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과격한 투쟁에 뒤따르는 반동일까. 요즘의 청년 대학생은 그만 침체기에 든 듯하다. 민주화에는 진전이 있었으나 우리 사회는 그 대신 비싼 대학등록금, 낮은 출산율, 높은 청소년 자살률, 낮은 취업률과 같은 산적한 문제를 안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들은 바로 청년 자신의 문제들이기도 하다. 청년은 정의의 투사나 슈퍼맨이 되어 민주화와 같은 사회 전반의 문제를 푸는 대신 이제 청년 자신의 문제를 풀어야 할 상황이 되었다. 그것도 옛날처럼 '짱돌 들고 거리로 나가는' 장외 투쟁으로 풀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적 제도 안에서 풀어야 할 것이다. 청년들의 문제, 나아가 대한민국의 문제를 그렇게 풀어나가는 첫 단계가 바로 눈앞에 다가온 대선이다.

특히 후보가 압축되는 대선 시기는 비판적 사고를 갈고닦아야 하는 대학생에게 참과 거짓을 구분해 내고, 전략과 술수를 읽어내며, 우리 사회의 과거와 미래를 헤아려 볼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좋은 기회일 것이다. 잠시 교과서를 내려놓고 응용 실전 문제를 푸는 기분으로 대선 판을 들여다봐도 좋을 것이다. 예컨대 한 때는 민주화 운동을 이끈 지도자였으나 어느새 기득권 층으로 돌아선 탓에 변절자란 비판을 듣는 이들이 있다. 그것이 상황의 변화에 대처한 유연한 적응인지, 아니면 단순히 변절인지는 닮았으되 아니라는 사이비의 문제처럼 까다로운 문제이다. 그러나 한 시절 사상적 리더로서 그 시대의 역할을 충분히 감당했을지라도 이제 와 변절자로 돌아서는 이들은 반백년 전 조지훈이 『지조론』을 통해 준엄하게 충고했듯이 말없이 사라지는 것이 좋다. 아니 우리는 그에게 말을 시키지 말아야 하고 말상대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공교롭게도 기말고사 기간 중에 대선 투표일이 들어있지만, 그럼에도 청년은 대통령 선거의 높은 투표율을 통해 다시 한 번 우리 사회를 변혁시키는 역사의 주역으로 떠올라야 할 것이다. 그 길만이 대한민국이 조로하지 않고 젊음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는 길일 것이다.

동아대학보 제1100호 2012년 12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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