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평행이론
[데스크칼럼] 평행이론
  • 이성미
  • 승인 2010.11.10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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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라 (다우미디어센터 취재보도부장)

최근 한 케이블 프로그램에서 흥미로운 소재를 가지고 패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 소재는 바로 '평행이론'이었다. 특히나 이 이론은 올해 초 같은 소재를 다룬 영화를 보게 되면서 더욱 익숙해진 이론이기도 하다.

평행이론(일명 '패럴렐 라이프-Parallel life')이란 다른 세대에 살았던 누군가의 삶을 똑같은 패턴으로 현 시대의 누군가가 살아간다는 이론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딱 100년의 시차를 두고 비슷한 운명을 살다 간 링컨 대통령과 케네디 대통령이 있다. 이들의 삶이 어떻게 비슷했는지는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겠다. 이같이 평행이론이라는 소재를 끌어온 데는 얼마 남지 않은 총학생회 선거가 생각나서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온 학교가 떠들썩해진다. 바로 총학생회 및 단과대학 회장, 과 회장 등 각종 후보자들이 나와 한창 선거운동을 벌일 시기이기 때문이다.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한 후보자들의 몸부림이 절정에 달하는 때이다.

 지난 3일에는 우리 대학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신해 줄 2011학년도 총학생회 후보자들이 최종 등록을 마쳤다. 총학생회 후보로 나온 '공감동아' 선본과 '체인지 UP' 선본은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오늘(8일)부터 한 표를 얻기 위한 치열한 싸움을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넌지시 물어본 유권자(학생)들의 속마음은 '정치판과 다를 게 없다', '어차피 뽑아봤자 매년 똑같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여기서 총학과 정치계의 평행이론이 성립된다. 대다수의 유권자들이 총학생회에 대한 불신을 가지게 된 데에는 아마도 그 모양이 정치판과 꼭 닮았기 때문일 것이다. 난무하는 선거 유인물과 누가 누군지 알 수 없는 후보들, 상대 선본을 향한 각종 흑백선전 등으로 학생들은 총학선거에 흥미를 잃은 지 오래다. 

이렇듯 유권자들이 가지는 무관심은 물론 '무정치적 무관심(정치는 일부 특권층만 하는 행위라 체념하는데서 기인)'에서 오는 것도 배제할 수 없지만 대부분은 '탈정치적 무관심(정치에 대한 환멸과 기대치를 만족하지 못하는 데서 기인)'에서 비롯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누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는 이제 더 이상 유권자들로부터 큰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다. '결국엔 똑같을 걸'이라는 후회를 한두 번 해 온 것이 아닌 유권자들은 이제 애초부터 관심을 갖지 않게 되는 것이다.

정치계와 대학 총학생회의 평행이론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총학이 출범한 이후 집권을 시작하면 그 평행선이 더욱 나란해지게 된다.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던 국회는 당선과 동시에 자기 잇속 차리기에 바쁘고, 학생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던 총학은 각종 비리로 얼룩져 법원을 드나들기 일쑤다.

얼마 전 '대물'이라는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국회의원으로서 정의를 지키기 위해 갖은 일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다소 과장되고 억지스러운 면이 있어 현실성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주인공이 보여준 모습은 오늘날 국회와 극명히 대조되어 그 진실성이 더욱 와 닿았다. 드라마 속 주인공과 같이 유권자를 생각하는 정치인들이 이 세상에 많다면야 얼마나 좋겠냐만은…. 이왕 닮아갈 것이라면 이러한 모습이 앞으로 출범할 총학이 나아가야 할 모습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물론 필자가 앞서 말한 총학은 비단 우리 대학만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마치 평행선을 달리는 두 직선처럼 같은 길을 나란히 가는 듯 한 정치계와 대학가 총학생회. 앞으로 이들의 평행선은 어떤 모습으로 닮아가게 될지 수많은 눈의 감시와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동아대학보 제1083호(2010년 1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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