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초등학교 반장만 못한 총학생회
[기자수첩]초등학교 반장만 못한 총학생회
  • 김승언
  • 승인 2011.10.19 0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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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반장만 못한 총학생회


"제가 반장이 된다면 우리 반을 위해 햄버거를 쏘겠습니다!"

초등학교 반장선거에서 흔히 들었을 법한 말이다. 그리고 교실에 모여 다 같이 반장이 쏜 햄버거를 먹곤 했다. 한 집단을 대표하는 자리를 얻기 위한 후보자의 공약은 초등학교 반장선거 때부터 시작됐었다. 그 약속들은 언제나 구성원들을 위한 것이고, 공공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대표의 의무다. 하지만 우리 대학교 총학생회 '동감동아'를 보면 '공약(公約)'의 의미가 무색하다는 생각이 든다.

동감동아 총학생회는 당선 전 "학우님들을 위해 뛸 수 있는 총학생회가 되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공약들로 그들은 당선됐다. 학생들은 그들의 공약을 전제로 뽑았고 지켜지리라고 믿었다. 그러나 한 해가 지난 지금 그들의 공약은 무산과 변명으로 얼룩져 있다. 총학생회는 당선 전 "우리는 이상적인 공약을 걸지 않겠다"고 말했으나 이쯤 되면 그들이 내건 공약들이 과연 현실성을 고려한 건지 의구심이 든다. 그런데도 그들은 "최선을 다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학생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의 태도도 개운치 않은 구석이 있다. 일부 학생들은 자유게시판을 통해 총학생회에 대한 의견을 전하곤 한다. 그러나 기자로서 이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 총학생회는 "소수학생들의 의견일 뿐"이라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대표로서의 포용력을 가지지는 못하는 듯 하다. 또한 지난 29일 서울에서 열린 '제1차 홍준표 최고위원 대학생 토론회'에서 신우재 총학생회장은 "정치적 관심이 많은 청년층을 위한 통로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말과 함께 "부산은 한나라당 텃밭 아니냐"는 말을 해 일부 학생들의 빈축을 샀다. 우리 대학 대표의 자격으로 참석한 자리에서는 오해를 살만한 발언은 자제할 필요가 있는 법이다.

학생들을 대표하는 총학생회는 리더로서의 책임감과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임기 말, 적어도 대표라는 자리에 책임을 다하고 싶다면 "학생들에게 사과해야 하는 것은 옳다"라는 말이 아닌,  직접 사과할 자리를 마련해 학생과 대면해야 할 것이다.

초등학생 시절의 순수한 마음으로 되새겨 보자. 공약의 진정한 의미와 대표로서의 자세를.

이성미 기자
hakbosm@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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