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발언대]글로벌화에 묻혀버린 우리 역사
[독자발언대]글로벌화에 묻혀버린 우리 역사
  • 이성미
  • 승인 2010.10.26 17: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역시나 올해도 국사를 선택한 학생의 비율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낮다고 한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국사과목'이라고 하면 이내 고개를 돌려버린다. 외울게 많고 지루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서울대 갈 것 아니니, 국사보다 다른 과목을 선택하는 편이 낫겠다'며 국사를 외면한다.

이는 현재 주요 대학 가운데 서울대만이 국사를 필수로 한 까닭이다. 언제부턴가 국사는 '선택과목'으로 전락해 버리고 영어는 삶의 필수라는 생각은 오늘날 우리 세대가 겪는 불편한 진실이다.

우리나라의 베이비 붐 세대들은 농업사회, 산업사회 그리고 정보사회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회변동을 겪은 세대다. 이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유래 없는 초성장 국가라는 것을 방증한다. 1910년, 한일 병탄을 시작으로 36년을 일본의 식민지로 살 수밖에 없었던 나라. 광복의 기쁨도 잠시, 한국전쟁으로 물리적·심리적으로 황폐화를 겪은 국가가 바로 한국이다. 이렇듯 산전수전 다 겪은 대한민국이 '한강의 기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바로 일제 식민 지배를 받기 전부터 있어왔던 저항의 역사와 함께한 처절한 몸부림이 있었기 때문이다.

1905년 을사늑약, 1907년 군대해산은 이미 국망(國亡)의 복선이었다. 그러나 이 당시 최대규모의 을사의병(1895년)과 정미의병(1907년)은 당시 나라에 대한 역사관을 바로 갖고 있지 않고서는 도저히 감행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의 대부분이 '8월 29일'의 의미조차 간과하고 있어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경술국치 100년을 맞은 현 시점에서 옛 선조들의 혈투로 지금의 우리가 있다는 것을 공감이나 하겠는가.

역사는 그 나라의 뿌리다. 뿌리를 알아야 꽃이 피고 지는지를 바로 판단 할 수 있다. 옛 선조들의 애국정신이 글로벌화라는 명목 하에 주객이 전도되어 다른 것들에 묻혀 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사(史)를 모른다는 것은 100년 전 경술국치의 현실보다 더 치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주변국에서는 옛일을 허위로라도 내세워 국가적 입지를 다지려는데 반해 우리는 그저 역사는 뒤로 한 채 성적의 한 방편으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역사 교육이 바로서야 국가 정체성 확립이 가능하고 나라를 끌어안을 수 있는 법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어떤 국가인지도 모른 채, 글로벌화만 외쳐서 될 일인가. '너 자신을 알라' 는 소크라테스의 말은 우릴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강신우(경영학 3)
동아대학보 제1082호(2010년 10월 11일)


독자발언대는 여러분의 공간입니다. 학내외의 사안에 대한 견해를 보내주십시오.
채택되신 분께는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전화 200-6232~4 FAX 200-6235   ■ E-mail
newsdonga08@naver.com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부산광역시 사하구 낙동대로550번길 37 (하단동) 동아대학교 교수회관 지하 1층
  • 대표전화 : 051)200-6230~1
  • 팩스 : 051)200-62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영성
  • 명칭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제호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0
  • 등록일 : 2017-04-05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이해우
  • 편집인 : 권영성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