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대회 하려면 승학캠퍼스까지 와야
최종수정일 / 2008년 06월 04일
사진 : 지난달 21일 구덕캠퍼스 사회과학대학 학생들이 승학캠퍼스 종합운동장으로 와서 체육대회를 하고 있다.
"두 캠퍼스(구덕·부민) 합쳐서 농구코트 한 개가 말이 됩니까?"
현재 우리대학교 구덕·부민캠퍼스에 있는 단과대학에 소속된 학생은 총 4천 832명이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야외 체육시설은 구덕캠퍼스의 농구코트 1개뿐이다.
지난 4월 28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각 단과대학별로 열린 체육대회기간 중 사회과학대학과 예술대학 학생들은 승학캠퍼스로 와서 체육대회를 해야 했다. 구덕이나 부민캠퍼스에 운동장 등 체육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일어나는 현상 중 하나다.
송병섭(사회학 1) 학생은 "4년 동안 이렇게 체육대회를 할 때마다 승학캠퍼스까지 와야 할 것을 생각하니 너무 불공평하다"며 "축구를 하려고 해도 종합운동장은 예약이 끝난 상태라 을숙도까지 가서 한다"고 불평했다.
로스쿨과 캠퍼스 재배치 계획 등으로 공사가 한창인 부민캠퍼스는 차치하고라도 구덕캠퍼스에는 간이 농구코트 1개, 헬스장, 탁구대가 체육시설의 전부다. 하지만 그나마도 원활하게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정희도(행정학 1) 학생은 "농구를 하고 싶어도 공강 때 오면 항상 다른 사람이 사용 중이라 구경만 하다간다"며 "캠퍼스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관리과 관계자는 "구덕캠퍼스 농구코트는 규모가 작아 따로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 각자가 선착순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각 단대에 설치된 탁구대는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구입해 가져다 놓은 것이다. 이처럼 학생들의 운동에 대한 욕구는 크지만 시설이 부족한데다가 있는 것 또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구덕·부민캠퍼스의 부족한 체육시설은 수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시홍(행정학 1) 학생은 "체육 실기 강의를 수강하고 싶지만 구덕캠퍼스와 수업이 이어져 있으면 지각 또는 결석이 많아지게 돼 기피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피해는 오래전부터 불거져 나온 것이지만 캠퍼스가 협소하다는 근본적 문제점 때문에 대학본부 측에서도 대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건설과 관계자는 "현재 건설 예정인 시설은 없다"며 "구덕·부민캠퍼스는 승학캠퍼스 보다 학생 수도 적고 부지도 부족해 힘든 일"이라고 전했다. 또 "캠퍼스마다 반드시 체육시설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든 학생들이 고루 체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캠퍼스 효율적 재배치 △기존의 건물을 활용한 체육시설 확충 △공사 중인 부민캠퍼스 체육시설 마련 등 대학본부의 명쾌한 대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윤지성 기자
hakbojs@dong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