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 투 더 북] 오늘, 내 남은 생의 첫 날
[티켓 투 더 북] 오늘, 내 남은 생의 첫 날
  • 홍슬기 기자
  • 승인 2012.06.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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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3년간 OECD 가입국 중 '자살률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일 년에 1만 5,000명 이상, 하루 평균 42.6명의 국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우리나라는 '자살공화국'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됐다. 게다가 이 수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면 이 오명을 어떻게 떨쳐낼 수 있을까?

현대인은 쳇바퀴 돌 듯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생을 보낸다. 그러면서도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미래를 위해 열심히 질주한다. 그러나 힘든 삶에 위안이 돼주던 미래에 대한 희망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는 걸 깨달았을 때 사람들은 좌절하고 만다.

이 때문에 더 이상 삶의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기자는 '사는 의미를 몰라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는 김효선의 『울지 마, 죽지 마, 사랑할 거야』와 독자들에게 '당신이 살아가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티에리 코엔의 소설 『살았더라면』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짚어봤다.

『울지 마, 죽지 마, 사랑할 거야』는 작가와 딸의 이야기를 담은 자전적 소설이다. 작가는 미래를 위해 고군분투하며 살았지만 딸이 백혈병에 걸린 뒤로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언제 세상을 떠날지 모르는 딸을 통해 '오늘'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된 것이다. 그녀는 그 동안의 생을 "방향을 알지 못한 채 질주하던 열차"라고 표현하며 "내일 혹은 훗날 찾아올 행복을 기다리는 어리석음 대신 '지금 여기, 이 순간'의 행복을 미리 알아차렸더라면. 그러나 그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모든 것이 늦어 있었다"고 후회한다.

이러한 태도는 『살았더라면』에서도 드러난다. 제레미는 10년간 짝사랑했던 빅토리아에게 거절 당해 결국 자살에 이른다. 환상 속에서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시간을 보낸 후 제레미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며 "살았더라면"이라고 말한다. 그의 친구 피에르는 제레미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미래라는 말 자체가 잘못됐어. 삶이 영원히 지속될 거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잖아. 하지만 미래가 의미를 갖기도 전에 삶은 끝나버리지"라는 말을 남긴다.

두 작품 속의 인물들은 지극히 평범한 삶을 갈망한다. 사랑하는 이를 잃고 나서 그들은 '살아가는 것은 과거와 미래가 아닌 현재'라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는 그 누구도 삶을 대신 살아줄 수 없으며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때때로 삶은 책임과 불안 등 셀 수 없이 많은 요소들로 인해 버겁게 느껴진다. 또 해결하지 못할 숙제만을 어깨에 가득 올린 채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내리곤 한다. 아무리 달려 보아도 밝은 미래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살기 위해, 우리는 이 무거운 짐들을 외면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현재를 즐기며 살아야만 한다. 즐긴다는 말이 단순히 쾌락과 향유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와 미래에 묶이기보다는 오늘의 행복을 추구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것, 그것이야 말로 현대인의 지상과제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제대로 살아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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