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 인플레이션 여전해
학점 인플레이션 여전해
  • 김지은 기자
  • 승인 2013.05.1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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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교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러스트레이션=박미지(패션디자인학 4)

지난달 28일 교육부에서 공개한 대학정보공시센터 '대학알리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과 올 2월 우리 대학 졸업생 성적 분포 중 B학점 이상 비율은 92.4%다. 이는 전년도 93.1%에 비해 0.7% 감소한 수치지만, 한 언론사의 분석 결과 전국 대학 졸업생의 B학점 이상 취득비율이 평균 90.0%인 데 비하면 아직도 높은 수치다.

학점 인플레이션이란, 재수강이나 학점 포기 등으로 '학점 세탁'이 가능해지면서 졸업생의 학점 평균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현상을 말한다. 학점에 대한 변별력과 신뢰도를 떨어뜨려 학계와 언론, 정부에서도 문제 삼고 있다.

학점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 언급되는 것은 기업 서류 전형의 학점 기준이다. 우리 대학 박광춘(고고미술사학) 교수는 "학점 인플레이션은 취업에 학점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대기업의 경우 학점 평점이 3.0이 되지 못하면 지원할 자격조차 얻지 못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부분 학생들 또한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인다. 박소라(경영학 3) 학생은 "재수강뿐만 아니라 삼수강(같은 과목을 3번 수강하는 것)을 해서라도 기업에서 정해놓은 학점 마지노선에 맞추려 한다"며 "이런 현실을 아는 교수님도 4학년이라고 하면 학점을 더 잘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성적을 쉽게 관리할 수 있는 환경도 원인으로 꼽힌다. 우리 대학 '재수강에 관한 규정 3조' 는 '재수강 신청 교과목은 이미 이수한 교과목 중 학업성적이 B+(평점 3.5) 이하 등급(B+, B, C+, C, D+ ,D, F)인 교과목에 한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재수강이 '성적 성형'의 도구로 이용되기 쉬운 상황이다.

타 대학은 재수강에 좀 더 높은 장벽을 마련해두고 있다. 부경대의 경우 '2013-1학기 학부 강의편람'에서 재수강에 대해 'C+이하의 성적을 받은 교과목에 한하여 신청이 가능하며 재수강시 성적 취득 상한선을 A0까지로 제한한다'고 안내했다. 부경대 외에도 고려대, 중앙대 등이 성적 취득 상한선과 재수강 기준에 대해 비슷한 학칙을 따르고 있다. 특히 연세대의 경우 2013년 입학자부터 '학칙시행세칙 제 27조'에 따라 '건강이나 경제적 이유 등 불가피한 사정에 한하여 졸업 시까지 3회의 재수강 기회를 부여하고, 재수강 시 취득할 수 있는 성적은 최고 A0까지'라고 재수강 기준을 정하고 있다. 또한 '필수교과에서 낙제하여 졸업하지 못하는 학생의 경우 3회의 재수강 기회를 초과해도 다시 수강할 수는 있으나, 이전 F성적도 평량 평균에 반영된다'고 명시하며 재수강 횟수를 제한하고 있다.

학점 인플레이션은 성적에 대한 학생들의 의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조정미(금융학 2) 학생은 "학점은 학생의 지식이나 노력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취업을 위한 것 같다"며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3점 후반대 평점은 그리 높은 것이 아니다"고 말해 실제로도 학점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학점의 변별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점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수 있는 주요 지표인 '학점 분포 비율'은 대학에서 학칙을 통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학점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자 재정지원대학 선정 시 B학점 이상 비율이 낮은 대학일수록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 대학 학사관리과 김윤진 담당자는 "대학평가에서 우리 대학의 점수는 중간 정도로, 이전에 비해 많이 개선된 것"이라며 "2011년부터 개편된 제도에 따라 A학점의 비율을 낮춘 것과 같은 노력은 앞으로도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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