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人터뷰]"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용감히 도전해라"
[동아人터뷰]"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용감히 도전해라"
  • 이유진 기자
  • 승인 2013.05.13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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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어방송국 엔지니어 신강렬(음악학 99학번) 동문
▲ 부산영어방송국 엔지니어 신강렬 동문.

 취업을 앞둔 많은 대학생들은 직업 선택을 놓고 자신의 전공을 살려 취업을 할 것인지 고민하곤 한다. 신강렬(음악학 99) 동문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전공을 십분 발휘해 부산영어방송(BUSAN e-FM)의 엔지니어가 됐다. 음향감독을 통해 전공과 취업,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신강렬 동문이 일하고 있는 부산영어방송국을 직접 찾아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신 동문은 본래 음대교수를 꿈꿨다. 꿈을 이루기 위해 해외 유학을 준비했지만 개인적인 문제로 유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현실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무턱대고 유학을 갈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유학에 실패한 이후 좌절감에 괜히 음악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는 그는 당시에 음악이라는 것이 정말 자신이 갈 길이 맞는 것일까 의문을 느끼며, 일단 취업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그는 음악을 잠시 접어두고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다행히 유학을 준비하며 영어공부를 했던 터라 대기업에 취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내 적성에 맞지 않는 일에 지쳐갔다. 신 동문은 "당시 돈은 많이 벌었지만, 일벌레처럼 일하는 내가 싫었다. 대학시절 동안 해왔던 창조적인 일이 아닌 그저 시키는 일만 하는 일개미 같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적성에 대해 고민하던 차에 신 동문은 같은 과 선배이자 현 KNN음악감독인 김재옥(음악학 94) 동문으로부터 음악감독 자리를 권유받았다. 비록 계약직이라 월급도 훨씬 적었지만, 그는 경력을 쌓아보자는 생각으로 안정적인 회사를 뒤로 한 채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신 동문은 KNN입사 후 <현장추적 싸이렌>의 음향작업을 맡았다. 음향작업이란 촬영과 편집이 끝난 영상에 효과음과 배경음악을 선곡하여 상황에 맞게 삽입하거나, 성우의 목소리를 입히는 작업이다. 요즘엔 컴퓨터로 손쉽게 작업할 수 있지만 당시만 해도 비디오테잎에 실시간으로 녹음을 했었다. 영상의 현장음과 성우의 목소리, 음악이 동시에 녹음되다보니, 성우나 배경음악 중 하나라도 맞지 않으면 처음부터 다시 작업을 해야 했다. 신 동문은 "초보 시절엔 마음과 달리 손이 빨리빨리 움직이지 않아 실수가 많았다. 한두번 NG는 웃으며 넘기지만 계속되는 실수로 작업시간이 더 늘어나니 정말 힘들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말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피하고 싶은 시간이었을 터. 그렇게 고생했기 때문인지 제일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이 됐다.

▲ 방송 준비 중인 신 동문.

KNN에서 3년 간 일한 그는 2009년 2월 새로 생긴 부산영어방송국에서 엔지니어를 뽑는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엔지니어는 음향기계를 다루는 일이라 공과계열 전공자가 많다. 하지만 신 동문은 오히려 전공인 음악학을 살려, 라디오 방송에 쓰는 로고송을 직접 만들어 입사면접 때 준비해갔다. 그는 "공대 출신에 비해 기계를 다룰 때 서툴 수 있겠지만, 음악학도로서 미세한 음향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강점으로 그 한계를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 동문이 면접 당시 준비해갔던 로고송은 면접관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 그 이후로 지금까지 BUSAN e-FM의 로고송으로 쓰이고 있다.

2009년 부산영어방송국의 개국멤버로 입사한 뒤 어느덧 5년 째 일하고 있는 신강렬 동문. 그는 "아침 방송이 있을 땐 잠자는 시간까지 아껴가며 일에 충실하고 있다. 방송에 종사하면서 건강 챙기는 것이 가장 힘들지만 그 외엔 만족스럽다"며 현재의 모습을 말했다. 신 동문은 "안정적인 대기업에서 퇴사할 때 주변사람들이 많이 말렸지만 내가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용감히 도전하고 그 결과를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자세가 있었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이 가능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또한 "음악 전공자로서 엔지니어의 자리에 가기까지는 전공을 비롯한 나의 경험들을 잘 살렸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만든 잣대에 흔들리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신강렬 동문에게서는 그만의 자신감과 자부심이 배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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