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가 일정한 지점에 이르면 "니 아직도 취업 땜에 고민이가?" "와, 니가 대신 시켜줄래?"라는 광고성 멘트가 나온다. 이는 대학생을 포함한 젊은이들에게 취업이라는 단어가 절박한 화두라는 것을 알려주는 지표처럼 들린다.
우리 대학교 홍보팀이 지난 3월 개강 직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대학에 진학한 이유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신입생의 절반이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라고 응답했다. 대학이 상아탑이라는 원래의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는 원론에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절실하기 때문에 취업이 중요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모 신문사가 해마다 실시하는 대학평가에서 취업부문을 중요한 항목으로 다루고 있고, 교육과학기술부는 대학별 취업률 통계를 취합하면서 기준에 미달하는 대학에는 불이익을 주고 있다. 정부가 취업률로 대학 줄 세우기를 조장한다는 비난이 있으나, 정부로서도 취업이라는 절대적인 과제를 피해갈 수 없으니 고육지책일 것이다.
대기업 등에 취업률 100%를 자랑하고, 타 대학들이 벤치마킹하고 있는 우리 대학의 취업동아리 '동아리더스클럽'은 전국적으로도 유명하다. 우리 대학은 학생들이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기업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권하고 있다. 권오창 총장은 부산·울산·경남지역의 여러 기업들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학생들의 취업을 부탁하고 있다. 지난달 초부터 삼성중공업을 시작으로 성우하이텍, 창신INC, 삼공사 등 내실이 탄탄한 기업들을 방문했거나 계획 중이며, 이들 회사는 우리 대학 학생들을 취업시키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우리 대학과 세화그룹이 '맞춤형 교육과 인력 채용에 관한 협약'을 체결해, 이 회사가 본교 졸업예정자 30명을 인턴으로 실무능력을 익히게 한 뒤 이 중 20명 내외를 채용키로 했다. 우리 대학은 이 외에도 '중견기업 취업준비반'을 모집해 지난 2일 합격자를 발표하고 세부 운영에 들어갔다. 지난달에는 우리 대학에서 지역기업과 연계한 '2013학년도 우수 중견기업 채용박람회'를 열었다. 이 박람회에 부·울·경 지역의 17개 우수 중견기업이 참가했으며, 800여 명의 구직자가 몰려 50여 명이 채용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우리 대학이 취업지원실을 확대 개편한 것도 학생들을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기업에 더 많이 취업시키려는 전략 중의 하나이다.
게다가 우리 대학은 졸업자들의 취업까지 챙기고 있다. 지난 3월 말부터 본교 졸업자들을 대상으로 1개월 간 '동아 인텐시브 잡 스쿨' 프로그램을 운영해 1대 1 집중 상담은 물론, 효율적으로 개인의 경력을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우리 대학은 학생들이 취업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창업에도 눈을 돌리게끔 창업과 관련한 각종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지난 3일에는 '스펙타파…청춘이여! 스펙에 좌절하지 마라!'를 주제로 '2013 창업한마당'을 열어 학생들로 하여금 창업을 위해 준비해야 할 사항과 정보력 등에 대한 특강을 듣도록 했다.
점차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대학들은 생존을 위해서, 그리고 보다 우수한 신입생을 유치하기 위해 결국 취업률에 온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취업이 아무리 중요하다 하더라도, 대학이 취업학원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쓴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는 대학 본연의 자세인 진리탐구와 학문연구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