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人터뷰] 꿈을 따르는 소믈리에
[동아人터뷰] 꿈을 따르는 소믈리에
  • 김지은 기자
  • 승인 2013.06.03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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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바 비나포(VINAfo) 대표 이승훈(국제관광통상학부 97학번) 동문
▲ 비나포(VINAfo)대표 이승훈 등문.

 국내 유명 호텔의 소믈리에들이 실력을 겨루는 소믈리에의 올림픽, '한국 소믈리에 대회'에서 지방 출신의 소믈리에가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 지난해 한국 소믈리에 대회에서 대회 첫 2연패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최고의 소믈리에'로 등극한 이승훈 동문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방은 안 된다는 말에 오기와 열정으로 승부했다"는 이 동문은 다양한 와인의 맛을 느끼기 위해 일본과 프랑스에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가정을 꾸린 뒤에도 매년 프랑스의 양조장과 포도밭 등에서 비싼 비용을 들여 배움을 계속하는 열의를 보였다. 자신이 좋아서 시작한 일인 만큼 와인에 미쳤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모든 것을 쏟았다.

이 동문은 어렸을 때부터 맛에 대해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다양한 칵테일을 만들어 먹었던 카투사 출신 아버지와 한정식 전문점을 운영한 어머니 덕분에 자연스레 맛에 대한 자신만의 주관을 세울 수 있었다. "맛있는 것을 먹으면 어떻게 만들어냈는지 고민했다"는 그는 "어린 시절부터 길러온 미식가적 기질은 풍부하고 다양한 와인의 맛을 빠르게 배우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사실 그는 소주 1병만 마셔도 다음날이 괴로울 정도로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 흔히 소믈리에라고 하면 술을 잘 마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믈리에는 머금고 뱉은 뒤 향을 테스트하기 때문에 주량과는 관계가 없다. 이 동문은 "인터뷰를 하기 전에도 와인 40종을 테스트하고 왔을 정도"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와인을 알기 전 '술은 사람의 기분을 좋게도 하지만 정신을 흐트러뜨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와인을 먹고부터 생각이 달라졌다. 다음날 부담이 없고, 다양한 사람과 깊은 속 얘기를 나눌 수 있게 하는 와인의 매력에 빠졌다는 그는 와인을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고리"라며 "그때부터 애주가를 이해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이 동문이 처음부터 와인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다. 서비스직이 적성이라는 생각에 무역쪽의 전공을 선택했지만, 30개월의 공군 복무기간 동안 예산·회계 업무를 맡으면서 금융의 길로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는 금융 공부를 하면서도 끊임없이 "이 일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인지에 대해 고민했다"고 한다. 그는 다시 외식업으로 눈을 돌렸다. 당시 여자 친구이자 지금의 아내가 된 이수정(관광경영학 98학번) 동문이 소믈리에가 되자, 그는 외식업 중에서도 와인에 주목하게 됐다. 와인에 빠진 그는 외식업 수업을 찾아 들으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준비했다.

학부시절 들었던 수업의 창업 프로젝트 과제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그는 졸업을 앞두고 세계 맥주를 주로 파는 통기타 라이브 바를 열었다. 그러나 이내 실패를 맛본 그는 "지금 생각해보면 무모하지만 20대라 가능했던 용감한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대학 강단에도 서는 이 동문은 후배들을 보며 대학 시절의 자신보다 재능과 끼는 많지만 패기가 없다는 생각을 한다. 그는 "요즘 학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보다 안정적이거나 남들 눈에 보기 좋은 직업만을 찾는다"며 "취업에 실패하면 '루저'라고도 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특기를 살리지 못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동문은 "인생을 창업한다는 생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몰두해야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닌 자신만의 삶을 개척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젊다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이라는 이승훈 동문은 열정을 잃어버린 20대의 후배들에게 스파클링 와인을 추천했다. 그는 톡톡 튀는 젊음을 '버블링'에 비유하며 "루저가 됐다는 생각에 기분이 우울해졌을 때, 탄산기운이 올라오는 것처럼 자신도 원하는 곳으로 날아오를 듯한 기분을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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