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만화영화 '인어공주'의 주인공 '에리얼'은 바다 생물들과 서로 밀접한 교감을 가지기도 하며 때로는 그들을 보살펴 주기도 한다. 아쿠아리스트를 직업으로 희망하는 사람들은 에리얼과 같은 삶을 꿈꿀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아쿠아리스트를 표현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아쿠아리스트는 1985년 서울 63빌딩에 '63씨월드수족관'이 생겼을 때 우리나라에 소개됐다. 아쿠아리스트는 수중생물들이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수족관 환경을 조절하는 LSS(Life Support System) 활동과 전시 및 수중 무대를 기획하는 사람이다. 부산 아쿠아리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동완 팀장(38)은 11년 경력의 아쿠아리스트다. 현재는 팀장으로서 아쿠아리스트들을 관리하는 사무를 맡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현장 업무를 주로 했다. 현장 업무 당시, 그는 남들보다 1~2시간 일찍 출근해 생물들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먹이를 준비했다. 그 후 다이빙 쇼나 피딩쇼, 수조 청소 등을 하면 하루가 거의 다 지나갔다고 했다. 특히, 수조 청소는 아쿠아리스트 하루 일과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고된 일이라며 그 당시를 회상했다.
이처럼 아쿠아리스트는 체력이 기본이다. 현재 11년째 아쿠아리스트 일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는 그는 체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열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은 수조에서 기르는 물고기 종류만 해도 400여 종이며, 한 사람당 다루는 물고기가 많게는 50여 종"이라며 "각각의 생물에게 최적의 수질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그들에 대해 잘 알아야 하지만, 그 많은 생물을 일일이 다 공부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아쿠아리스트의 경우 경험, 지식이 부족해 실수가 잦다. 그러나 그 실수가 생물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 최소 4~5년 이상 경력을 쌓아야 자기가 돌보는 생물들에 대해 알게 되고 무언가 해줄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아쿠아리스트를 하고자 하는 열정은 그 무엇보다도 채용 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다. 다이빙 자격증을 보유했거나 수산생명의학과, 해양생명양식학과, 해양생물자원학과 등 관련학과를 졸업하면 유리하다. 또 아쿠아리스트 중 행정업무를 주로 하는 사람은 영어와 문서 작업 능력도 필요하다.
김동완 아쿠아리스트가 몸 담고 있는 부산아쿠아리움에서는 생물들의 번식, 구조, 보호를 중점으로 하는 BRP(Breed Rescue Protect)활동을 통해 자연보호를 실천하고 있다. 그는 "아쿠아리스트는 누구보다 자연보호활동에 힘써야 한다"고 말한다. 단순히 관객들에게 다양한 생물들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을 보호할 수 있도록 경각심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생물들을 최적의 환경 속에서 돌보는 일을 하지만 그들을 바다에서 데려와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게 한다"고 모순을 지적했다. 또 "다양한 생물을 대중들에게 알려야 하지만 그러려면 수족관에 데려올 수밖에 없다"며 바다생물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그는 아쿠아리스트의 매력을 '살아있는 생물을 원 없이 만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것은 자연보호가 지속적으로 이뤄졌을 때 가능하다. 아쿠아리스트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당장 자연보호 활동부터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