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학 구조조정의 방향
[사설] 대학 구조조정의 방향
  • 학보편집국
  • 승인 2013.06.0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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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말에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다. 이 속담의 의미를 되새기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존재하고 있는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때로는 능동적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수동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지금 한국 사회는 모든 영역에 있어서 큰 변화의 흐름 안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대학 역시 예외는 아니다. 깊은 학문적 성찰과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 및 대안 제시의 장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이 난무한 장으로 그 모습이 바뀌어 가고 있음을 서글프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의 각 대학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대학 구조조정은 입학자원의 급감과 대학 교육의 진보를 통한 국제 경쟁력 확보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구를 그 원인으로 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대학에 비해, 지역 대학에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최근 인기가 많았던 TV 프로그램인 <직장의 신>과 <무한도전>에서 묘사하였듯이 구조조정이 가져오는 구성원간의 불협화음과 마찰, 그리고 '쌍용자동차'와 '한진중공업' 문제에서 볼 수 있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대학 구조조정이 기업에서의 그것과 동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람 사는 세상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도리는 일맥상통할 것이며, 이를 지킨다면 함께 사는 대학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서로를 이해하며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재단, 교수, 직원, 학생 등 대학 구성원은 모두가 학교의 주인이다. 구조조정은 누가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이 아니며, 그 주체와 대상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구조조정의 주체이며 대상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집에서 방을 바꾸더라도 가족 간에 의견 교환이 우선이듯, 다른 이의 의견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보스(boss)는 무거운 것을 들라고 시키지만, 리더(leader)는 무거운 것을 앞에서 함께 끌어나가는 것처럼 말이다.

둘째, 대학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필요하다. 기술교육중심, 교육중심, 연구중심 대학 등으로 개별 대학의 역할이 구분되어 있는 나라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대학은 이 세 가지 영역 모두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해야하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 하지만, 모든 대학과 학과가 교육과 연구영역에서의 책무를 만족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학과 및 대학의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발전 방향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셋째, 대학의 미래에 대한 명확한 그림을 함께 그려나가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우리 모두는 꿈을 가지고 있으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며 살아가고 있다.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은 해마다 기업 미래에 대한 다양한 전망과 대응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학은 어떠한가. '20XX년까지 국내 XX권, 세계 XX권 대학 진입'이란 구호는 이제 식상하다. 모두 비슷한 목표와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있지 않은가. 멋진 미사여구 한마디 보다는 구성원의 작은 한걸음을 통한, 작지만 소중한 성과가 필요한 시기이다.

마지막으로, 대학 구조조정의 흐름에 수동적 자세가 아닌 능동적 자세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 현재 대학의 구조조정은 낮은 취업률을 보이는 소위 비인기학과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대전 모 대학교 모 학과의 통폐합 방침은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대학 구조조정의 불합리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신입생에게 인기가 없다는 것과 낮은 취업률이 학문의 경쟁력 때문인가. 대학 경쟁력 평가항목의 하나인 취업률은 취업 당사자인 학생이, 그리고 교육기관인 대학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교육의 수혜자인 사회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낮은 취업률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사회와 국가에 있다. 다시 말하면, 현재 취업률 위주의 대학 평가는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위정자가 제시한 잘못된 틀에 몸을 낮추고 맞추어 갈 필요는 없다. 우리가 먼저 변화의 이유를 찾고 동력을 만들어 외부 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피할 수 없다면 머리를 맞대고 슬기롭게 헤쳐 나가자. 이 글을 접하는 당신이 바로 학교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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