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가격에 든든한 한 끼를 제공하는 학생식당. 우리 대학교에는 총 다섯 곳의 학생식당이 있는데, 각 학생식당은 저마다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학생식당이 다 똑같지 무슨 차이가 있겠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똑같은 식자재와 조리법을 사용하는 프랜차이즈 식당들도 각 지점마다 서비스의 차이가 존재하는데, 학생식당이라고 그런 차이가 없을까.
부민캠퍼스에는 종합강의동 로비층과 국제관 지하 1층에 학생식당이 있다. 종합강의동 학생식당은 세 캠퍼스의 학생식당 중 대기열이 가장 길다. 캠퍼스 중앙에 위치해 있어 접근이 용이해 법학전문대학원, 경영대학, 사회과학대학 소속 학생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민캠퍼스는 구덕캠퍼스나 승학캠퍼스와 달리 주거지 중앙에 위치해 있는 평지 캠퍼스라 외부인들의 출입이 잦다. 그래서 점심시간이면 학생들과 외부인이 북새통을 이뤄 자리가 부족해 합석이 불가피한 경우가 빈번하다.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혼잡한 종합강의동 학생식당과 달리 국제관 학생식당은 한산하다. 부민캠퍼스 외곽에 위치해 접근성이 떨어지는데다 건물 지하라 눈에도 잘 띄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제관 학생식당은 국제학부·석당인재학부 학생, 한림생활관 부민관 기숙사생들이 주로 이용한다. 다른 학생식당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동일한 메뉴만을 제공하는 것과 달리 국제관 학생식당은 기숙사생들을 배려해 매 끼니 메뉴가 바뀐다.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부민캠퍼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이를 참고하시라.
승학캠퍼스는 가장 많은 재학생을 보유한 캠퍼스인데다, 학교 밖 음식점을 이용하려면 108계단을 오르내려야 해 타 캠퍼스에 비해 학생식당의 인기가 좋은 편이다. 한림도서관과 학생회관에 학생식당이 위치해 있는데, 이 식당들도 나름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림도서관 학생식당에는 정수기가 없다. 우리 대학 학생식당 대부분에는 학생들이 갈증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정수기가 비치돼 있지만 이곳만은 예외다. 대신 끓인 물이 제공된다. 밋밋한 정수기 물보다 물맛도 좋으니, 정수기가 못미더운 학생이라면 이 물을 이용해보자.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지만 밥만 먹으면 물리기 마련. 그럴 때는 학생회관 학생식당을 찾아보자. 치킨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식권을 구입해 맛볼 수 있는 정식 메뉴다. 뿐만 아니라 햄버거, 충무김밥과 같은 별식도 있으니 찾아보길 권한다.
구덕캠퍼스는 재학생 수가 타 캠퍼스에 비해 적어서인지 학생식당은 석당홀 학생식당 한 곳 밖에 없다. 규모도 가장 작다. 하지만 작다고 무시하면 안 된다. 다른 학생식당처럼 정식과 일품요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치킨까지 판매하고 있으니 갖출 건 다 갖췄다. 또한 다른 학생식당에 없는 식후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석당홀 뒤편에는 잘 가꿔진 미스코리아길이 있고 산책하기 좋은 대신공원도 가까이에 있으니 찬찬히 걸으며 식곤증을 쫓아내 보자.
최근 들어 수도권의 직장인들이 식비를 줄이기 위해 대학교 학생식당을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직장인보다 지갑이 얇은 학생들은 학생식당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학생식당 말고도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이 많긴 하지만 커피 한 잔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한 끼 든든히 해결할 수 있는 곳은 학생식당 외엔 드물다. 학생식당을 조금 더 자주 찾는다면 용돈이 바닥을 드러내는 월말이 조금은 편해지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