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발길 뜸해진 동아리에 관심이 필요하다
[사설] 발길 뜸해진 동아리에 관심이 필요하다
  • 학보편집국
  • 승인 2014.04.0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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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동아리는 '대학생활의 꽃'이라고 말한다. 동아리는 '같은 목적으로 한 패를 이룬 무리'를 가리키며, '한 무리의 사람들'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동아리의 '동'은 '동 거리(똑같은 거리)'와 '동 값(같은 값)' 등과 같은 의미이고, '아리'는 '울타리'를 뜻하는 '울'에서 파생된 '우리'와 같은 의미의 단어로 볼 수 있다.

삶의 다양성과 공동체의 중요성을 체험할 수 있는 동아리 활동은 대학생 문화의 변화에 따라 변천을 겪었다. 대학생들이 10년 전에 비해 돈·명예·지위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지는 반면, 친구나 이념연구에 대한 선호도는 감소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있다. 과거의 동아리 활동이 다양한 사회적 경험, 인간관계 확장, 자기발전의 기회가 되었던 것에 비해 지금은 대학생들의 동아리 참여가 감소하고 있는 현상을 뒷받침하는 결과가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 대학에서의 본격적인 동아리 활동은 70년대부터인데, 낭만이 가득했던 이 시절에는 오늘날과 달리 학교나 정부가 아닌 민간 문학·예술단체에서 주도하는 연극동아리나 문학동아리가 많았다. 이 동아리에서 생맥주를 마시며 문학을 논하고, 통기타로 젊은이들의 낭만을 발산하는 것이 상아탑 생활의 상징이기도 했다. 81년 입학정원제가 실시되면서 대학 정원의 증가와 함께 동아리 수도 급속히 증가했는데, 이 때문에 80년대는 동아리 문화의 전성시대였다. 이들은 취미나 오락 보다는 이념과 철학을 바탕으로 사회문제에 관심을 두었다.

경제생활 풍요화, 사회 분위기 자유화 추세를 보인 90년대 들어 대학생들 사이에도 개인주의 문화 확산과 함께 동아리 활동은 정치나 철학보다는 취미와 문화생활, 레포츠로 관심이 옮겨가기 시작했다. 90년대 대학생들은 철학과 사상을 토의하기보다는 개인적인 관심사와 다양한 취미생활을 배우며 젊은 시절을 향유하고 싶어 했다. 철학연구회·풍물패·연극반 등의 활동은 퇴조하고, 운동·댄스·요트 등의 동아리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97년 IMF사태 이후에는 창업동아리와 벤처동아리 등도 생겨났고, 취업대란으로 인해 대학생들은 취업과 어학 동아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70년대의 낭만, 80년대의 열정, 90년대의 자유를 상징했던 동아리의 이미지는 이제 자취를 감추고 있다. 문화와 시대가 변화할지라도 동아리 활동은 창의적인 활동 영역으로서 자아성장 욕구 충족, 인성 함양, 다양한 세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여가 활동으로 대학생들이 성장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자양분을 제공하는 건전한 동아리 활동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심리학자들은 취미 활동이나 다른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참여 활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일할 때 역시 몰입하지 못한다고 지적했으며, 참여활동이 활발한 사람들은 삶의 만족도와 행복도가 높다고 말하고 있다.

획일화된 암기식 지식 전달 방식의 교육과정을 겪으며 창의성과 올바른 인성을 함양하기에는 부족했던 우리의 교육 현실에서 동아리 활동은 자기발전과 개발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동아리 활동은 창의성과 바른 인성을 갖춘 인재 육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 목표와도 부합한다. 동아리 활동이 창의력과 인성을 키워주는 체험을 제공하는 참여활동이 되어야 하고, 학생들이 배움의 나눔과 체험을 통해 창의적인 활동을 같이 한다면 장차 폭넓은 가치관과 인생관 형성을 위한 유익한 경험 축적이 가능할 것이다.

꿈, 낭만, 열정, 용기, 자유가 사라져버린 상아탑의 교육적 가치는 무의미하다. 동아리 활동이 젊은이들의 꿈, 희망, 열정을 지지해주며 함께 성장해나가길 바라며, 건전한 동아리 활동이 대학생들의 옆에 항상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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