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人터뷰] 법대생이 음악해서 "미안하다~!"
[동아人터뷰] 법대생이 음악해서 "미안하다~!"
  • 안혜진 기자
  • 승인 2014.12.01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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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비메탈' The Hoot 이주용(법학) 학생
▲ The Hoot 이주용 학생.

"못난 아버지를 둔 딸에게 정말 미안하다아! 쿵쿵 둔둔따레 미안하다! 쿵쿵 둔둔따레" 강렬한 헤비메탈 사운드가 기자의 달팽이관을 자극한다. 고승덕 전 서울시 교육감 후보의 샤우팅에 절로 머리가 위아래로 움직인다. 비트에 영혼을 맡기게 되고 곧 무아지경의 세계에 이르렀다.

이 동영상의 제목은 The Hoot의 '애비메탈'이다.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고승덕 전 후보의 "못난 아버지를 둔 딸에게 미안하다!" 유행어를 메탈 사운드에 얹어 패러디한 이 영상은 유투브 상반기 인기 UGC(User-Generated Contents)에서 9위를 차지했다. 이 곡의 저작자인 'The Hoot'은 우리 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주용(법학 3) 학생이다.

애비메탈 영상은 이주용 학생이 직접 전자기타를 연주했다. 패러디를 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이주용 학생은 "아는 사람이 고승덕 후보를 패러디 한 영상을 우연히 봤다"며 "보는 순간 '아 이거다! 나도 해볼만하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별 생각 없이 영상을 올렸고, 자신도 놀랄 정도로 인기를 얻게 됐다. 이 영상의 조회수는 11월 24일 현재 170만 건을 넘었다. 실제로 영상이 인기를 얻은 후 애비메탈 동영상에 매료된 사람들이 다시 패러디하기도 했다.

동영상 속에는 이주용 학생의 목 아래 부분만 등장한다. 평소 이주용 학생의 모습을 알고 있던 사람들 이외에는 알아보지 못했다. 그는 "동영상이 인기를 얻게 될 걸 알았다면 꾸며서 나올걸 그랬다"며 웃으며 말했다. 원래 친했던 사람들은 금전적 이익을 궁금해하기도 했다고. 이주용 학생은 "동영상을 통한 직접적인 이익은 없고 유투브 광고 수익을 구글을 통해 받긴 했지만 적은 편이다"며 "나에게 관심을 가져준 것은 고맙지만 음악 얘기보다 금전적 얘기가 많이 나와 아쉬웠다"고 말했다.

동영상이 인기를 얻은 후, 고승덕 전 후보가 미안해했던 당사자인 '딸'로부터 연락이 오기도 했다. 고 후보의 딸인 캔디 고는 이주용 학생의 페이스북으로 메시지를 보내 패러디 동영상을 "재밌게 잘봤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생각지도 못한 상대에게서 연락이 와서 놀랐다"고 했다.

이주용 학생은 법학도이지만 음악인을 꿈꾸고 있다. 음악은 이주용 학생이 오랜 기간 꿈꿔온 일이다. 제주도 태생인 그는 중학교 때부터 음악을 하기 시작했다. 진로도 음악 계열을 생각했다. 하지만 먹고 살기에 지장 없는 학과에 가지 않으면 학비를 주지 않겠다는 부모님의 말에 진로를 바꿔 법학부에 진학했다. 진학한 후에도 음악의 꿈을 놓지 않고 취미 생활로 즐겼다.

뮤지션의 길을 걷고 싶었던 그는 1학년까지 공부하고 학업을 중단한 후 서울로 갔다. 꿈을 가득 안고 서울에 갔지만 기회의 땅 서울은 음악으로 성공하기엔 쉽지 않았다. 밴드로 활동하기 위해 사람들을 모아봤지만 개개인이 개성이 강해 뜻을 모으기 쉽지 않았다. 이주용 학생은 "음악을 같이 하고 싶었던 사람들은 많았지만 뜻이 맞지 않아 밴드를 결성하기 힘들었다"며 "내 음악을 들어주는 사람들도 많이 없고 외로웠기 때문에 하던 공부나 끝마쳐야겠다고 마음먹어 부산으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부산에 내려와 음악을 접고 법학 공부를 다시 시작했지만 음악을 놓을 수는 없었다. 그는 현재 법학 공부와 함께 평일에 학교 근처 작업실에서 학생들에게 기타레슨을 하고 있다. 동영상이 인기를 얻자 수강생도 많이 늘었다. 이 학생은 "동영상 속 인물이 자기 앞에서 기타를 가르쳐 주니 수강생들이 신기해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물어봤다. 이주용 학생은 "우선 계획은 대학을 졸업하는 것이고, 졸업 후 서울로 올라가 음악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음악만 하지 않고 여러 일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만 하기엔 먹고 살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은 자신이 계획한 대로 이루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미래를 살기보다 현재를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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