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살아남아라! 개복치'라는 스마트폰 게임이 있다. 게임은 간단하다. 개복치를 죽이지 않고 자연사 할 때까지 키우면 된다. 하지만 게임 속의 개복치는 예민해서 아주 쉽게 죽는다. 먹이를 찾으러 심해에 갔다가 물이 차가워서, 새우를 먹다가 그 껍질에 찔려서 죽는 등 어이없는 사인(死因)이 대부분이다.
새로운 총학생회가 선출됐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엔 경선으로 치러졌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했기에 후보들은 더 간절한 마음으로 선거에 임했을 것이다. 경쟁 속에서 살아 남은 뒤, 인터뷰 자리에서 만난 당선자들은 편안해보였다.
지난 3년간의 당선자들은 하나같이 '소통'을 강조했다. 그런데 그들 모두 학생들과의 소통을 성공적으로 해낸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본 '오늘의 감동 오감 총학생회'(오감) 당선자 또한 '소통'을 강조했다. 소통이 부족했기에 다음 학생회가 또 '소통'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 아닐까. 새로 선출된 총학생회는 이제까지의 학생회들이 모두 소통이 미흡했던 점을 의식해 이전과는 다른 학생회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하지만 소통이 항상 잘 이뤄지는 건 아니다. 생각을 주고받다 보면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서로 감정이 상하기도 할 것이다. 이 불편을 감수하고 학생들과 교류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학생들도 그들의 진심을 알아줄 것이다. 그래야 오감이 강조한 '이전과는 다른 학생회'가 될 수 있다.
몇 번 죽고 다시 키우기를 반복하다 보면 게임 속 개복치도 웬만한 자극에 견딜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죽을수록 더 강해지는 것이다. 모든 일이 그렇다. 처음부터 잘할 수 있는 일이 어디 있을까. 총학생회도 그럴 것이다. 열심히 해보려고 했던 일이 학생들의 공감을 얻지 못해 질타를 받을 수도 있고 대학당국과의 의견을 좁히지 못해 좌절할 일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소통을 꾸준히 시도하는 학생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