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교 '얼굴'을 맡고 있는 70명의 학생이 있다. 바로 우리 대학 공식 홍보대사 '예그리나'다. 지난달 23일, 부민캠퍼스에 있는 예그리나 대기실을 찾았다. 그곳에 들어선 순간, 후광이 비치는 것 같았다. 대기실에는 9명의 홍보대사가 모여 있었다. 소문대로 예쁘고 잘생긴 학생들이었다.
예그리나는 입학관리처에 소속돼 있다. 캠퍼스투어 진행, 홍보모델 활동 등의 교내활동과 직접 고등학교를 찾아 홍보하거나 '전국 대학 입시박람회'에 참여하는 등의 교외활동을 한다. 대기실에 있던 홍보대사 모두 자부심이 넘쳤다. 예그리나 박준현(체육학 2) 회장은 "한 번뿐인 대학 생활을 홍보대사로서 활동하게 된다면 자부심이 느껴질 것 같아 지원했다"고 예그리나 활동을 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공식적인 교내·외 활동 외에도 많은 활동을 한다. 이들은 매달 셋째 주 일요일 수영구에 위치한 '작은 프란치스코의 집'에서 목욕봉사를 하고 있다. 최지경(경영학 2) 홍보대사는 "2012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며 "목욕봉사뿐만 아니라 우리끼리 돈을 모아 아이들 간식을 사주거나 크리스마스 같은 기념일에 선물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1학년 때 작은 프란치스코 집에서 1년간 봉사를 했다는 박준현 회장은 "군복무 후 다시 그 곳을 찾았을 때 아이들이 내 이름을 기억해줬다"며 "'왜 이렇게 오랜만에 왔어요'라는 말에 가슴 한 곳이 찡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예그리나는 "아이들이 우리 모두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준다"며 이러한 아이들의 애정이 봉사를 계속 해올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했다.
이소현(영어영문학 4) 홍보대사는 예그리나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며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난해 신입생 면접 당시 청각장애인 수험생이 있었다고 한다. 이소현 홍보대사는 "그 학생은 남들과 자신이 다르단 것을 알기 때문인지 계속 불안해 보였다"며 "면접시간 6분이 그 수험생에게는 남들보다 짧은 시간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청각장애인 수험생의 면접은 도우미가 수험생의 수화를 면접관에게 통역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이소현 홍보대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했는지 뒤에 서있던 우리의 눈치를 살피던 그 수험생에게 홍보대사들이 손짓으로나마 응원을 보냈다"며, "면접이 끝나고 우는 그 수험생을 힘껏 안아줬다"고 말했다. 이어 "어눌한 말투로 고맙다고 인사했던 것을 지금까지 기억한다"며 당시의 감동을 전했다.
박준현 회장은 예그리나를 향한 벽을 허물고 싶다고 했다. "홍보대사들의 외적인 부분만 보고 '나는 안 되겠지' 하고 포기하는 학생이 많다고 들었다"며 "고정관념을 버리고 다가와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작은 바람을 내비쳤다. '사랑하는 우리 사이'라는 예그리나의 뜻처럼 인터뷰 내내 우리 대학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하는 예그리나다. 김현주(경영학 3) 부회장은 "학교에 대한 애정과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예그리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