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대의원총회는 대충 의논하는 총회?
[데스크 칼럼] 대의원총회는 대충 의논하는 총회?
  • 서영우 기자
  • 승인 2015.04.07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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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우 편집국장

"한 가지만 더 묻겠습니다." 중국어학과 학생회장의 한 마디에 대의원총회장은 불만 섞인 한숨 소리로 가득 찼다. 대놓고 야유하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지난달 27일 우리 대학교 부민캠퍼스 다우홀에서 '2015학년도 상반기 정기 대의원총회'가 열렸다. 총학생회와 각 단과대학 회장, 학과 회장 등 300명이 넘는 대의원들이 참석했다. 그러나 총회를 주관하는 총학생회와 일부 회장들을 제외한 다수의 대의원은 대의원으로서 지녀야 할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대의원총회는 총학생회 최고 의사결정기구 중 학생총회 다음으로 중요하다. 총회에선 총학생회의 한 해 사업계획과 학생회비 사용, 공약 이행에 대해 보고하고 논의한다. 이 회의를 통해 대의원들은 허투루 쓰이는 예산은 없는지, 총학생회가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총회에서 대의원들은 학생회비가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보단 언제 회의가 끝나는지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았다.

한 사람이 계속해서 질의하면 대놓고 불쾌하단 듯이 한숨짓거나 당사자에게 들릴 듯 말 듯 좋지 않은 말들을 하기도 했다. 주최 측에서 사업계획을 보고하거나 안건이 논의되는 동안, 대의원들은 핸드폰을 보거나 서로 잡담을 나누는 등 총회 내용엔 귀 기울이지 않았다.

참석률도 그다지 높지 않았다. 재적 인원 434명 중 참석 인원은 334명이었다. 이마저도 중간 휴식시간 이후 280명으로 줄어들었다. 150명이 넘는 인원이 회의 중간에 나가버리거나 아예 참석조차 않은 것이다. 의결 정족수 기준인 재적 의원의 반수를 겨우 넘기는 숫자였다.

대의원들이 가지는 의결권은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 명 학생의 의견을 대표하는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그 중요성을 너무 가볍게 여기고 있는 것 같았다. 총회는 의결을 할 때 출석 인원 중 찬성과 반대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을 자동으로 기권 처리했는데, 회의 도중 화장실에 가거나 아예 짐을 싸 나가버리는 대의원들도 있었다. 많은 사안이 의결되는 가운데 적지 않은 의결권들이 무의미하게 기권 처리됐다.

"어차피 늦은 회의 조금 더 늦어지더라도 각자 책임을 지고 자기가 맡은 자리의 권리와 의무를 좀 더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계속되는 세칙 개정 논의 질문으로 학생들의 야유가 쏟아지는 가운데 중국어학과 학생회장이 한 말이다. 직위가 어찌됐든 우리 대학 학생을 대표하는 대의원으로 선출된 만큼, 책임감을 갖고 진지한 태도로 임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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