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자각타임] 썸, 참을 수 없는 관계의 가벼움
[현실자각타임] 썸, 참을 수 없는 관계의 가벼움
  • 안희석 기자
  • 승인 2015.05.12 13: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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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500일의 썸머>

중간고사가 끝나고 날씨도 따뜻해져 봄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5월이 왔다. 봄은 자고로 '썸'의 계절이라고 한다. 썸은 연애를 시작한 상태는 아니지만, 서로에게 호감이 있는 관계를 지칭하는 신조어다.

언제부턴가 썸은 그 한 음절만으로 설렘의 대명사가 됐다. 연애 전의 오묘한 관계를 '썸'으로 정의할 수 있다 보니, 서로 조금이라도 호감이 있다면 '썸녀' 혹은 '썸남'으로 쉽게 지칭할 수 있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전국 대학생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썸의 큰 장점으로 '설렘을 느낄 수 있어서(55.5%)'를 꼽는다. 상대를 만나는 동안 느끼는 설렘 때문에 썸을 선호하는 것이다. 이어 썸의 적당한 지속기간은 약 4주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썸 관계가 4주를 넘어 무려 500일 동안 이어진다면 어떨까.

▲ 영화 <500일의 썸머> 포스터

영화 <500일의 썸머>는 가벼운 관계만을 원하는 썸녀 '썸머'와 그녀를 잊지 못해 몸부림치는 썸남 '톰'에 대한 500일간의 기록이다.

톰은 썸머에게 첫눈에 반한다. 썸머 역시 톰이 싫지 않은 눈치다. 그러던 어느 날 톰은 갑작스러운 썸머의 키스에 당황한다. 그날부터 둘은 본격적인 썸타기에 돌입한다. 연인들처럼 손을 잡은 채 걷거나 포옹, 입맞춤 등 다양한 애정행각을 나눈다.

하지만 썸머는 부담 주지 않는 가벼운 관계로 지내자고 선언한다. 서로에게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 관계를 원하는 것이다.

톰은 잠시 망설이지만, 그토록 바라던 그녀이기에 괜찮은 척하며 동의한다.

썸머와 톰의 관계는 일반적인 썸보다 스킨십 강도가 세지만,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 사이라는 점은 썸과 같다. 연인 관계는 서로의 흠을 보듬어주며 관계 지속을 위해 서로가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톰과 썸머 같은 썸 관계는 다르다. 지금의 상대방보다 더 매력적인 사람이 나타나거나, 마음이 식었을 때 언제든 그 관계를 해체해도 무방하다. 누가 언제, 어떻게 떠나가든 책임을 추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썸머도 부담감 없이 톰과 애매한 관계로 몇백일을 지낸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장기간 썸으로만 지내기 버겁다. 앞서 언급한 '대학내일 20대 연구소' 통계 자료에 따르면, 썸을 더 이상 지속하기 싫어지는 순간은 '연애할 생각은 없고 썸만 즐기는 것 같을 때'가 34.3%로 1위다. 둘 사이를 좀 더 밀도 있고 무거운 관계로 만들고 싶지만, 가볍게만 즐기는 상대 때문에 그만두고 싶어진다.

영화 <500일의 썸머>에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이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우리 관계는 어떻게 되는거야?"라는 톰의 질문을 썸머는 "몰라. 난 행복해. 넌 행복하지 않니?"라고 넘겨버린다. 이후 톰이 질척댄다고 생각한 썸머는 결국 톰에게 그만 만나자고 통보한다.

썸은 연애 전 서로를 알아가는 탐색 기간에 불과하며, 오래갈 수 없는 관계다. 누군가와 연을 맺고 살아가려면 서로의 시간과 사적 영역을 할애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탐색 기간만 원하던 썸머도 결국은 누군가와 결혼한다. 이별 후에도 그녀를 그리워하던 톰은 썸머의 왼손 네 번째 손가락에 있는 반지를 보고 어디론가 도망친다.

이처럼 소위 '쿨'하고 가벼운 만남은 영화에서도, 현실에서도 좋은 결말을 이뤄내기 힘들다. 봄을 맞아 썸을 타고 있다면, 가벼워진 옷차림과는 반대로 관계는 무겁게 만들어보자. 썸만 타다가는 진짜 내 짝일지도 모르는 그를 봄바람에 날려 보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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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2015-05-13 18:49:54
영화 보고 쓰신거 맞나요? 이상한 캐릭터 분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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