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데스크 칼럼 l 상처 없는 새출발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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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정서 기자
  • 승인 2016.03.07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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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정서 편집국장

 '선택 2016'. 20대 총선을 한 달 남짓 남겨두고 있다. 최대 다수의 이익을 대변해줄 최선의 인물을 가려내야 한다. 유권자의 선택에는 항상 책임이 뒤따르지만, 우리는 항상 책임을 '진다'기보다는 '떠맡는다'는 느낌을 지우기가 힘들다. 계속적인 정책 실패, 탈정치화, 포퓰리즘... 정치 관련 기사를 찾으면 심심찮게 볼 수 있는 키워드다. 정치의 실패는 무관심으로, 무관심은 곧 실패로 악순환을 반복한다. 하지만 이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사람은 결국 유권자가 아닌 정치인일 것이다.

 얼마 전 영화 '내부자들'이 9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엄청난 흥행을 거뒀다. 그 중 절대 권력자 논설주간 이강희 역을 맡은 백윤식이 남긴 명대사가 있다.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집니다. 적당히 짖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우리는 픽션임을 알면서도 이 말에 얼마나 분통을 터뜨렸던가. 하지만 영화는 곧 현실이 됐다. 최근 경희대 체대에서 OT 참가비용 과다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학생회의 일부 임원이 이 대사를 그대로 글로 남긴 것이다. 이는 그들을 그 자리까지 오르게 해준 학생들의 신뢰를 발끝까지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학생회마저 기성정치판을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이는 우리 대학교 학생회도 마찬가지다. 이달에는 총여학생회를 비롯해 인문과학대학, 국제학부 등이 보궐선거를 치른다. 후보 등록이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서라도 2개 이상의 자치기구가 선거 파행으로 보궐선거를 치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해 11월 치러진 2016년 학생회 선거 역시 선거 공정성·후보 자격유무 논란 등 곳곳에서 잡음이 많았던 탓이다.

 지난해 우리 대학에 자신을 경영대 소속이라고 밝힌 한 학생의 대자보가 붙은 적이 있다. 이 익명의 학생은 구체적인 학생회비 사용내역 공개를 요구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대부분의 학생회는 자발적이고 정확한 공개를 꺼리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하루가 멀다 하고 내거는 '소통하는 학생회'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다. 학생자치기구가 과연 왜 존재하는지를 다시 한 번 상기해야 할 때다. 학생회비 지출내역 미공개 등 크고 작은 부조리는 꼭 선거 때가 아니더라도 일어난다. 하지만 지금껏 그래왔듯 그저 어정쩡한 해프닝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더 이상 학생들의 당연한 권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박탈당하는 비극이 없어야 할 것이다. 2016년의 해는 이제 겨우 동녘에 떠올랐다. 시작하려는 이들, 그 시작을 지켜보는 이들 모두에게 상처 없는 새출발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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