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대비 장학금 환원율은 고려하지 않아
최종수정일 / 2008년 11월 13일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록금에 학생·학부모 모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3일 동아일보가 '전국 4년제 대학 장학금 어디가 가장 많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학생 1인당 장학금을 가장 많이 지급한 곳은 포항공대(포스텍)이며, 장학금 총액이 가장 많은 곳은 연세대와 고려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자체적으로 분석한 결과 우리대학교는 장학금 총액 198억여 원으로 전체 24위, 1인당 장학금 62만 원으로 122위였다. 동아일보는 각 학교별로 정확한 순위를 내놓진 않았지만 "상위 10개 대학 중 지방대는 경북대 하나만 포함돼 지방대의 장학금 재정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단순히 장학금 총액과 학생 1인당 장학금을 집계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등록금 대비 장학금 환원율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도시 사립대의 경우 상대적으로 등록금이 비싸기 때문에 학생 1인당에게 돌아가는 장학금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동아일보는 이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장학금 총액만으로 기계적인 통계를 내놓은 것이다. 더군다나 등록금 차이가 현저한 국립대와 사립대를 구분하지도 않았다. 기사를 작성한 동아일보의 황규인 기자는 "관련된 자료는 국회의원실에서 받은 것"이라 밝혔다.
이번 보도에 대해 우리대학 장학팀 하연주 담당자는 "조사를 하는 기관마다 평가 기준이 달라 결과가 차이난다. 하지만 지방대의 장학금재정이 취약한 것은 사실"이라며 "연·고대의 경우 외부장학재단이 많고 등록금도 비싸기 때문에 장학금 총액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덧붙여 "우리대학은 등록금의 10% 정도를 장학금 예산으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장학금 총액 80억여 원, 1인당 장학금 54만여 원으로 우리대학과 함께 저조한 순위를 보인 신라대 장학팀에서는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으며 자료수집 방법이 뚜렷이 나타나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동서대도 신라대와 같은 입장을 내비쳤다. 국립대인 부산대의 입장은 어떨까. 부산대 학생지원과 전일련 담당자는 "등록금의 7.5% 정도가 장학금으로 사용되기는 하지만 사립대에 비해 등록금이 적어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지난 3일 교육과학기술부는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의 대학생 전원에게 정부 장학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전체 대학생의 약 3% 정도이며, 근로장학금도 확대해 3만 6천여 명에게 지원된다. 정부의 지원으로 각 대학은 재정에 있어 작게나마 한숨을 돌리게 됐다. 우리대학 장학팀 측은 "신입생에게만 적용됐던 기초생활수급자 장학금이 기존 재학생들에게까지 확대돼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언론보도에서 허점이 있었지만, 지방대의 장학금 재정이 열악한 것은 사실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발맞춰 각 대학들도 장학금 지원규모를 확대해 등록금으로 고통받는 현실 속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김수정 기자
hakbosj@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66호 (2008. 11.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