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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책 『마음의 속도를 늦추어라』시간에 쫓기는 자여, 천천히 가보자
김동빈 기자  |  0000@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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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04  13: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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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10년의 기억이다. 교실 한편에는 좋은 수능 성적을 받아야한다는 내용의 여러 문구가 적혀있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사당오락'(四當五落: 4시간 자면 원하는 대학에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이었다. 당시 학생들은 그런 문구들을 보면서 대학에만 가면 시간에 쫓기며 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대학생이 된 우리는 여전히 시간의 압박을 받으며 살고 있다.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의 줄임말), N포세대(N가지 것들을 포기한 세대) 등의 신조어로 나타나는 청년실업은 대학생들을 시간에 쫓기게 만들었다. 대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1학년부터 무작정 스펙 쌓기에 열중하고 학점관리에 촉각을 세운다. 집안 형편이 괜찮은 학생이라면 학업에만 열중할 수 있지만, 스스로 등록금을 벌어야 하는 학생들은 더 치열하게 살 수밖에 없다. 자는 시간을 쪼개가며 공부를 하고 스펙을 쌓고 아르바이트까지 해야 대학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대학생들에게 들려오는 소식은 부정적이기만 하다. "개천에서 용났다"는 성공담보다 높은 스펙을 가진 취업준비생들의 각종 실패담, 좁아지는 취업의 문, 경쟁률 역대 최고 경신 등 대학생들의 의지를 꺾는 소식이 더 많다.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2015년 8월~2016년 8월) 25~29세의 실업률이 평균 8.7%로 나타났다. 이는 전 연령대의 평균 실업률인 3.6%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정규직이 되지 못했거나, 힘든 업무에 비해 급여가 낮거나, 저녁이 있는 삶을 원한다는 등의 이유로 직장을 나온 사람들은 살기 위해 또 바빠져야 한다. 이런 현상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무원 시험에 사람들이 몰리는 현상을 불렀다. 2016년 서울시 9급 공무원의 평균 경쟁률이 87.6대 1, 경기도의 7급 공무원 경쟁률은 196대 1일 정도로 그 열기는 뜨겁다. 지금의 대학생들은 그 열기 속에서 쉼 없이 달려야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렇게 숨 돌릴 틈 없이 사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이 바로 『마음의 속도를 늦추어라』(에크낫 이스워런, Eknath Easwaran, 1994)다. 1910년, 영국이 인도를 지배할 때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영국 문화의 강한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인도의 전통을 잊지는 않았다. 40여 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인도의 전통과 서구 문화의 장점을 합쳐 현대를 살아가기에 적합한 생활방식을 찾았다.

 그는 영문학 교수로 재직하던 중 1959년에 풀브라이트 교환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미국으로 갔고, 다음 해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에서 생활하게 됐다. 그가 미국에 도착하자 눈에 들어온 것은 죽일 듯이 빠르게 달리는 차들과 서두르며 사는 미국인들이었다.

 

   
▲ <일러스트레이션 = 신예진 기자>

그는 책에서 급하게 사는 것에 대해 "운전하는 사람은 누구나 너무 빨리 달리면 자동차를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마음이 자동차와 흡사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급한 마음에 쫓겨 하루 종일 중압감에 억눌려가며 사는 일상이 반복되면 마음에 손상이 생긴다. 누적된 마음의 손상은 마음을 굳게 만들고 속도에 무뎌지게끔 만든다"며 "가속도가 붙은 마음은 분노와 두려움에 빠지기 쉽고 생각과 고찰 대신 즉흥적인 판단을 내린다"고 서두르는 사람에 대한 견해를 나타냈다.

 이후 그는 책을 쓴 목적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나는 미국에서 산 30년 동안 수천 명의 사람들이 속도를 늦추는 것을 도왔습니다. 그 경험에서 나온 것이 이 책입니다."
책의 핵심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사람들이 하루에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한다"이다. 많은 것을 하려다보니 여가, 식사시간, 수면 등을 줄이는데 그것이 오히려 몸과 마음을 피곤하게 만든다. 결국 늦잠으로 이어져 하루하루를 더 급하게 만들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다.

 이에 에크낫 이스워런은 효율적인 삶을 위한 8단계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있다. 8단계 프로젝트의 내용은 △마음 늦추기 △한 가지에 집중하기 △여러 감각을 기르기 △남을 먼저 생각하기 △나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 만나기 △도움이 되는 책 많이 읽기 △평생 가슴에 새길만한 책 만들기 △명상으로 구성돼 있다. 이렇게 한다고 절대적인 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가 던지는 메시지는 시간을 많이 들인다고 해서 반드시 효율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속도를 늦추면 자신을 되돌아볼 시간이 생기고 마음 속의 여유를 되찾을 수 있다. 자그마한 여유에서 시작하면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다는 그의 말은 숨 가삐 사는 청년들에게 건네는 작은 위로가 될 것이다.
김동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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