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청년은 그 집에서 산다
오늘도 청년은 그 집에서 산다
  • 임성우 기자
  • 승인 2017.03.06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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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우 기획취재부장

새 학기다. 많은 학생이 부푼 마음을 안고 독립을 시작한다. 독립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가장 먼저 집이 떠오른다. 기자 또한 기숙사를 나와 자취 생활을 시작했다. 자취를 시작했을 때,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1년 동안 지냈던 기숙사 생활이 편했는지 되돌아보면 그것도 아니었다. 기숙사 멘토로 활동하면서 많은 불만 민원을 접했고 필자도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 이렇듯 기자이기 전에 대학생으로서 청년 주거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니었다. 관심을 가지던 주거 문제에 대해 취재를 시작했다.

 취재 도중 여러 학생들과 이야기를 했다. 하숙을 한 학생은 겨울철 외투를 입고 전기장판 밖으로 나오질 못한다고 했다. 자취를 시작한 학생은 아르바이트부터 찾는다고 했다. 부모님의 경제적인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서다. 학생들은 주거 형태만큼이나 다양한 문제를 안고 오늘도 그 집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하지 않던가. 어느 순간 청년들은 자신들이 청년이라서 열악한 주거 환경이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자는 바로 이 점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유엔 사회권규약위원회에서는 이미 20세기에 "주거권은 모든 사람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21세기 대한민국 청년들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조사를 할수록 청년 주거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느꼈다. 기자가 그 문제를 직접 해결해 줄 수 없음에 답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생각이 바뀌게 된 계기가 있다. 보증금 반환으로 문제를 겪은 학생과 인터뷰를 하며 혹시나 도움이 될까 해서 공인중개사에게 들은 정보와 자료 조사한 부분을 가르쳐줬다. 나중에 그 학생이 덕분에 보증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는 메시지를 보내 왔다. 기자 스스로가 주거 문제를 개선할 법률을 만들 권한은 없지만 글은 그만큼 힘이 있음을 깨달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청년 1인가구는 점점 늘고 있다. 치솟는 실업률에 청년들은 하루하루 취업걱정에 살아간다. 취업이라는 큰 문제 앞에 학생들이 처한 주거 문제가 가려졌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청년들은 알아야 한다. 자신에게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기자의 취재는 쓸모가 있다.

임성우 기자
voiceactor@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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