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판의 조력자, 빅이슈 '코디네이터'를 만나다
빅판의 조력자, 빅이슈 '코디네이터'를 만나다
  • 안다현 기자
  • 승인 2017.10.10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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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빅이슈 코리아 부산네트워크에서 코디네이터 일을 하는 김성훈(37)입니다.

 Q. 빅이슈 코디네이터의 역할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는 빅판이 자립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빅판이 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종료할 때까지 어떻게 하면 판매를 잘 할 수 있는지 이야기도 나누고, 판매하면서 발생하는 어려운 점을 개선해주기도 하고, 저축 관리도 맡아 합니다. 각종 생활 지도도 하고요. 빅판 분들은 과거에 도박이나 알코올 중독에 빠지신 분들이 꽤 있거든요. 재취업, 창업 등에 관한 직업 상담도 하고 있어요. 빅판 종료 이후에도 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Q. 빅판을 시작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나요?
 부산에 다섯 곳 정도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 시설이 있습니다. 그곳 담당자가 추천해주는 사람을 빅판으로 받기도 하고, 가끔 제가 직접 시설에 방문해서 빅이슈를 홍보하기도 합니다. 또 조금 드문 경우기는 하지만 판매원이 아는 분을 직접 소개해주기도 해요.

 Q. 코디네이터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주거 취약계층을 돕는 길은 시스템적으로 많이 열려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실상 장애인이든 노숙인이든 차상위계층이든 그 시스템을 활용하기조차 힘들어요. 예를 들어 1년의 취업 패키지가 있다고 치면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차비며 식비, 거주지가 기본적으로 필요해요. 그렇지만 노숙인은 이런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요. 이 때문에 구제제도의 의미가 없어지는 거죠. (빅이슈 코디 일을) 하기 전에는 주민센터에서 주거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직업상담사 일을 했습니다. 상담하면서 회의감이 많이 들었어요. 상담은 하고 있지만, 뾰족하게 '이걸 하세요, 저걸 하세요'라고 제시할 수가 없었어요. 개인의 환경적 요건이 너무 빈약해서 제도가 준비돼 있어도 이용하지 못하는 사례를 많이 봤어요. 마침 그때 빅이슈 부산 대표님이 같이 일을 해보지 않겠냐고 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Q. 빅판을 도울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빅이슈의 궁극적인 목표가 자활과 자립을 돕는 것인데, 자립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빅판을) 중도에 포기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자의든 타의든 간에 그만두는 상황이 되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분들은 다시 시설로 돌아가시거든요. 그러다가 또 빅판으로 돌아오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지난달(8월)에는 빅판으로 활동하시다가 지병으로 인해 돌아가신 분도 계셨어요. 일도 열심히 하셔서, (미래가) 기대가 되던 분이었는데 갑자기 돌아가셔서 먹먹한 감정이었습니다.

 Q. 부산 빅이슈만 빅돔활동을 2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유가 있나요?
 서울에는 시간제한 규약이 없어요. 4시간 이하를 권고 수준으로 정하고 있죠. 2시간으로 제한한 것은 가벼운 마음으로 오라는 의미예요. 빅돔이 번화가에서 활동하다 보니 처음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어요. 자원봉사를 하루에 몰아서 하는 것보다는 짬짬이 시간 나는 대로 하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빅돔활동을) 2시간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30분이라도 괜찮습니다. 직장 다니면서 퇴근길에 1시간, 이런 식으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빅돔활동을 하시는 분도 계세요. 이렇듯 빅판과 자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2시간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Q. 빅이슈 코리아의 최종 목표는 뭔가요?
 빅이슈를 대표하는 문구는 '자립'입니다. 빅판이 올바르게 자립할 수 있을까, 어떠한 루트로 빅판의 자활을 도와야 할까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어요. 현재는 (빅판의) 자존감을 올릴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필요하고 다양한 형태로 자활의 길을 열어주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빅이슈가 민간 회사이다 보니 생각만큼 (운영이) 쉽지 않아서 조력자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역사회와 함께 주거 취약계층의 자립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독자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빅이슈는 자선과 상업활동이 공존하는 잡지입니다. 이 때문에 빅이슈의 상품성을 보고 접근하는 독자는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자선'이라는 개념에만 치중해서 빅판을 동정의 눈길로만 바라보는 구매자가 많아요. 빅판은 그런 시선을 감내하는 데 익숙하지 않아서 자부심을 가지고 판매를 하다가도 의기소침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개의치 말고 당당해지라는 말을 하고 있긴 한데… (웃음) 빅이슈를 구매하실 때, 자선의 의미로만 여기시기보다는 격려와 응원을 함께 보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빅이슈 부산 네트워크 사무실에서 부산 빅판들과 부산 빅이슈 2주년 축하 파티를 열고 있다. <제공 = 빅이슈 코리아>

※ 인터뷰한 날짜 2017년 9월 21일을 기점으로 작성했습니다.

안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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