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상한선은 없다
행복에 상한선은 없다
  • 박현주 기자
  • 승인 2018.04.0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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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주 편집국장

 지난달,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남매가 프랜차이즈 전문점에서 일식 돈가스를 먹는 것을 본 한 시민이 복지 센터에 항의 전화를 걸어 논란이 됐다. 그는 '둘이서 하나를 나눠 먹거나 분식집 돈가스를 먹어도 되는데 둘이서 한 접시씩 시켜먹었다'며 '내가 낸 세금으로 기초수급자 아이들이 사치를 부려 기분을 잡쳤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SNS를 통해 알려진 이 일은 많은 사람을 분노케 했다. 지난해에도 한 남성이 '4년간 정기후원하던 아동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냐고 물었더니 20만 원대의 롱패딩을 요구했다'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글의 댓글에는 '가난하면 비싼 옷을 입으면 안 되느냐'는 입장과 '고가의 롱패딩을 요구하다니 뻔뻔하다'는 입장이 양립했다. 알고 보니 후원자가 먼저 아이에게 롱패딩 선물을 제안했고 아동은 그저 최근 유행하는 패딩을 고른 것뿐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은 잦아들었다. 그러나 두 사례는 모두 우리 사회가 가난한 사람의 욕구를 어떻게 바라보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가난한 사람이 생존 목적 이상의 욕구를 가지면 '사치'가 된다.

 그렇다면 노인이나 장애인의 욕구는 어떨까. 영화 <죽여주는 여자>(감독 이재용, 2016)에는 종로 일대에서 노인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는 '박카스 할머니' 소영이 등장한다. 소영은 노인들 사이에서 '(성행위를) 죽여주게 잘하는' 여자로 소문나있다. 소영이 "나랑 연애하고 갈래요?"라며 내미는 박카스를 받아 마시면 상호 간의 성매매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런가하면 다큐멘터리 영화 <핑크 팰리스>(감독 서동일, 2005)는 중증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48세 최동수 씨를 통해 장애인의 성욕을 그려낸다. 동수 씨는 장애로 인해 성 욕구를 해소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영화 제목은 장애인을 위해 성(性)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주의 성매매업소 '핑크 팰리스'에서 따왔다. 서동일 감독은 "우리 사회에도 '핑크 팰리스'와 같은 장애인 성매매업소를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의 성이 인정되고 그에 대한 대안 모색이 이루어지는 사회적 인식이 부럽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껏 우리 사회가 노인이나 장애인의 성욕에 대해 깊이 고민해본 일이 있었을까? 의식적이었든 무의식적이었든 간에 우리는 그들을 무성(無性)의 존재로 인식하고 있지는 않았는가.

 그 누구도 타인의 가난이나 나이 혹은 장애 등을 기준으로 욕구의 상한선을 정할 수 없다. 심지어 그가 고액의 세금을 내거나 타인을 상대로 장기후원을 해왔다 해도 말이다. 욕구의 충족은 곧 행복으로 이어진다. 다시 말해, 타인에 대한 욕구의 제한은 행복의 총량을 제한시키는 것과도 같다. 우리 모두는 기억해야 한다. 어떤 이도 타인의 행복을 규정할 권리는 없으며 누구에게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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