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대학생 독서문화 이대로 괜찮은가?
[학보]대학생 독서문화 이대로 괜찮은가?
  • 장소영
  • 승인 2010.06.07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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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09년 09월 11일


대출순위 10위권 내 8권이 판타지·만화류로 편향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6월 신입사원 능력에 대한 기업의 만족도를 알아보기 위해 주요 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159개 기업이 답해 온 이 조사결과 기업 인사담당자의 53%가 신입사원의 부족한 자질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꼽았다고 한다. 전쟁과도 같은 취업시장에서 원어민을 뛰어넘는 어학능력과 수많은 자격증으로 당당하게 취업에 성공한 이들이 정작 업무의 기본이 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뭘까.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우리대학교 함정임(문예창작학) 교수는 대학생들의 독서습관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블로그와 미니홈피 등 사이버상에서 현대인들은 빈번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듯 보이지만 이는 피상적이며 깊이가 부족하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쌓기 위해선 독서량이 축적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베스트셀러나 소설에 치우친 대학생들의 독서 경향도 문제"라며 "1, 2학년 때는 인문사회과학서를 두루 읽어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5일부터 올해 5월 4일까지 우리대학 도서관 대출 순위를 살펴본 결과 상위 10개 항목 중 8권이 판타지소설과 만화류였다. 전공도서와 문학도서보다는 1회성 흥미위주의 판타지 및 만화에 대한 학생들의 선호가 두드러짐을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각종 자격증, 어학 시험 관련 서적들의 대출이 잦은 편이었다.

편향된 독서습관만이 문제가 아니다. 대학생들의 전체적인 독서율도 낮다. 한국대학신문이 2007년 9월 전국 20개 대학의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대학생 2천 명 중 11.5%는 한 달 내내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 달에 한 권 이내로 읽는다는 학생은 24%, 두 권을 읽는다는 학생이 약 25%로 조사됐다. 대학생들의 독서 부족에 대해 우리대학 설상철(경영학) 교수는 "주로 주입식 교육인 중·고등학교 교육을 비롯해 입시제도의 결과로 학생들이 제대로 된 독서습관을 갖지 못한다"며 "독서를 즐거운 일로 인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리 사회가 책 읽기를 원한다 할지라도 제도적으로 책 읽기를 방해하는 사회라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학 내에서 독서에 대한 열의가 점차 퇴색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사회환경의 변화 때문이다. 책과 라디오가 전부였던 예전과 달리 현 대학생들의 주요 여가활용 방식에는 영화와 만화, 게임 같은 영상 매체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5일간 우리대학에서는 '동아올림픽'이 열리며 첫날에는 인기가수들이 참여한 '파워콘서트'도 열렸다. 이처럼 언젠가부터 '대학교 축제는 가수의 공연'이라는 공식이 자리 잡고 있다. 다함께 어울려 신나는 축제도 좋지만 우리의 지식과 생각을 풍요롭게 하는 '독서 캠페인'과 같은 행사를 열어보는 건 어떨까. 독서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시발점, 이제는 대학이 그 중심이 되어야 할 때다.


김민경 기자
hakbomk@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71호 (2009.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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