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정일 / 2009년 09월 11일
의견수렴 거쳐 수강확정식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우리대학교의 수강신청제도가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학본부 측은 총학생회에새로운 수강신청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의견수렴을 위해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수강신청제도 변경안은 수강인원 제한에 상관없이 누구나 수강신청이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제한된 인원을 초과하는 교과목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 문제는 수강확정기준에 따라 수강자를 확정하거나 추가 분반을 개설하는 것으로 해결할 예정이다. 또 굳이 학교가 아닌 집에서도 날짜에 상관없이 수강신청이 가능하게 된다. 학사관리과 수업팀 전찬권 담당자는 "수강확정기준은 교양과목과 전공과목의 기준을 달리 적용할 것이며 이는 설문조사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설문조사의 결과에 따라 다음 학기부터 변경된 제도가 도입된다면 2학기 수강신청기간은 8월 중순 쯤이 될 것"이라고 한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수강신청제도는 수강인원 제한으로 인해 늦게 신청한 학생은 원하는 교과목을 수강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또한 교내 정보처리교육실에서 수강신청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전 학년이 날짜에 상관없이 신청 가능하도록 돼 있어 학생들이 수강신청 전날부터 밤새 대기하는 상황이 벌어지곤 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2월에는 자리를 지키지 않아도 순번표에 따라 수강신청을 할 수 있게 했다. 이는 학생들의 신분증을 수거해 순번표와 교체하는 방법으로 정보처리교육실에 한해 실시됐다. 그러나 학생들이 원하는 교과목을 수강하지 못하거나 빠른 순번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기다리는 상황이 마찬가지로 벌어져 여전히 불만을 낳았다.
대학본부 측과 총학생회 측은 변경안에 대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 수강신청제도를 유지할 것인지, 변경할 것인지 △변경한다면 수강확정기준을 어떻게 정하는 것이 좋을지에 관한 설문조사를 오는 8일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실시한다. 송준우 총학생회장은 "만약 수강신청제도가 변경되지 않는다면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순번표를 나눠주는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로운 수강신청제도 방안에도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무조건 원하는 과목에만 수강신청하기 때문에 차선의 과목을 미리 신청 못 할 수 있다. 또한 수강확정기준 설정이 설문조사를 통해 이뤄진다고는 하지만 전체 학생의 동의를 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또 다른 불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김수린(국제관광학 4) 학생은 "경영대는 수강신청이 치열한데 수강확정식으로 바뀐다면 밤새도록 기다리는 일은 없어지겠지만 수강확정에서 탈락하면 곤란해진다"며 "어떤 제도가 더 나을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준우 총학생회장은 "변경될 수강신청 제도 문제점의 해결방안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보완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수강신청제도 변경안은 숙명여대의 수강확정식 수강신청제도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그러나 숙명여대에서도 문제점은 발생하고 있다. 전공은 물론이고 교양과목까지 모두 탈락하는 학생이 발생하는가하면 수강신청 탈락률이 2007년부터 꾸준히 상승해 올해는 16.4%에 이르렀다고 한다. 우리대학 재학생 수의 반밖에 되지 않는 숙명여대에서도 수강 탈락률이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방안에 대해 신중한 선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정욱 기자
hakbojw@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71호 (2009. 6.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