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정일 / 2009년 09월 18일
사진 : 지난 9일 구덕캠퍼스 석당홀에서 영문과 학생들이 '피그말리온(Pygmalion)'을 원어로 공연하고 있다.
지난 9일과 11일 각각 인문과학대학 영어영문학과(이하 영문과) 연극 ‘피그말리온(Pygmalion)'과 중어중문학과(이하 중문과) 연극 ‘라디오스타’가 공연됐다. 이들뿐만 아니라 독어독문학과, 프랑스문화학과, 일어일문학과 등 인문과학대학에서 연중행사로 학생들이 준비하는 원어연극을 선보였지만 학생섭외의 문제, 발음상의 문제, 관람객의 부족 등 매년 불거지는 문제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아쉽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영문과 연극의 경우 방학 내내 연습을 했음에도 발음이 부정확하고 관객이 알아듣기 어려웠다는 지적과 함께 영어영문학부 행사인데 배우 및 스텝이 일부 학생들로만 구성됐다는 아쉬움도 드러났다. 또한 공연시간과 겹친 전공수업 교수가 출석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람하러 온 영문과 학생이 너무 적었고, 타과 학생은 거의 없었다. 이에 연극의 기획을 담당했던 김태희(영어전공 2) 학생은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주지 않아 인원이 많이 부족했다. 적은 인원으로 많은 연습량을 감당하기 힘들었고 홍보도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중어중문학과 연극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연출을 맡았던 조현우(중어중문학 3) 학생은 “연습 시간이 부족했던 점, 예산이 부족했던 점, 학생 섭외가 힘들었던 점이 애로사항이었다”고 했다. 또한 발음문제에 대해서는 “섭외 학생들을 1학년 위주로 뽑아야 하기 때문에 발음상의 문제는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인 교류학생을 초빙해서 발음상의 문제를 개선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학생들이 준비하고 기획해 직접 공연까지 하는 원어연극에 문제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원래 일어일문학과 소속이었지만 개별적인 동호회로 자리 잡은 ‘일본문화예술동호회’에서는 지난해 일본영사관에서 진행된 ‘프레젠테이션 교육혁명’ 이라는 연극을 공연하여 우승 했고, 프랑스문화학과 역시 지난해 ‘록키호러쇼’라는 연극으로 ‘부산국제연극제’에서 아마추어부문상을 받았다.
"언어 뿐 아니라 해당 국가의 문화가 깃든 연극을 통해
모든 학생이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인식돼야"
‘록키호러쇼’의 연출을 맡았던 문건호 프랑스문화학과 조교는 원어연극의 문제에 대해 “가장 큰 문제점은 외국어로 연극을 하다보니 관객이 알아듣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언어를 모르는 학생들이 지루해하지 않도록 연극속에 언어를 뛰어넘는 연기와 연출이 내포되어야 한다”며 “또한 대부분의 공연준비자들이 학과를 위한 연극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언어가 사용되는 국가의 문화가 깃든 연극을 공연함으로써 학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축제로 인식되어야 한다”고 노하우를 전수했다.
한편 서울대의 경우, 외국어 관련 학과의 원어연극들이 마치 국제영화제처럼 일정한 시간표를 가지고 정해진 기간내에 일제히 공연된다. 학생들이 공연을 즐기면서 평가도 내릴 수 있다. 각과는 외국어를 모르는 관객들을 위해 자막을 제공하고 그 공연을 위한 홍보도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다.
방학 내내 개인의 시간을 할애해가며 열심히 연습하는 만큼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연극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프로의식과 함께 관객을 많이 끌어와 좀 더 질 높은 공연을 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은기자
hakbopje@dau.ac.kr
최초입력일/ 2009년 9월18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