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정일 / 2010년 03월 10일
정부 주도 '든든학자금', 학생들은 "이자가 겁나"
취업 후 학자금 대출 상환제도(Income Contingent Loan, ICL)가 '든든학자금'이란 이름으로 본격 시행돼 신입생은 지난 1월 15일, 재학생은 2월 25일부터 대출신청이 시작됐다.
정부 지원의 학자금 대출 사업을 관리하고 있는 한국장학재단은 기존의 일반 상환학자금 대출과 든든학자금을 같이 시행하고 있는데, 이 둘의 차이점은 크게 △상환방법 △대출금리 △단·복리이자를 들 수 있다.
먼저 일반 상환학자금 대출의 상환방법은 학생의 소득여부와 상관없이 대학 졸업 전까지는 이자만 납부하다가 졸업 후 원금과 이자를 같이 갚아야 한다. 이와 달리 든든학자금은 학교를 다니고 있거나, 졸업 후 일정 소득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이자를 갚지 않아도 된다. (단, 취업 후 수입이 4인 가족 최저생계비(지난해 1592만 원)를 넘어서는 시점부터 원금과 이자를 상환)
일반 상환학자금 대출과 든든학자금의 2010년 1학기 대출 금리는 5.7%로 같다. 하지만 일반 상환학자금 대출은 고정금리로 한 학기 동안 금리가 변동되지 않는데 반해 든든학자금은 변동금리로 경제 상황에 따라 금리가 오르락내리락 할 수 있다.
또 일반 상환학자금 대출은 단리이자이지만, 든든학자금은 취업 후 일정 소득이 생길 시 이자가 복리로 붙는다. 단리는 원금에 일정한 이자가 붙는 것이고, 복리는 원금과 이자의 합에 대한 이자가 같이 붙기 때문에 학생들의 부담은 가중된다.
한국장학재단의 노빛나 상담원은 "5.7%의 이자는 기존 은행의 학자금 대출 이자 7~23%보다 낮은 수준으로 책정된 것이다"며 "이자율은 학생들을 고려해 어느 정도 절충한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상담원은 "든든학자금은 다른 학자금 대출보다 이자가 배로 붙어 원금보다 이자를 더 많이 납부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번 학기 일반 상환학자금 대출을 신청한 이 모 학생은 "든든학자금의 변동금리나 복리이자는 정부가 학생들을 상대로 이자놀이를 하려는 것으로 밖에 비쳐지지 않는다. 실제로 학생들을 위한다면 등록금의 거품을 빼야 할 것"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한편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 부담을 덜어주고자 한나라당 김선동 의원은 군 복무 기간 중 취업후 학자금 대출 이자를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며, 한성저축은행은 마이너스 한도 100만 원까지 이용 가능한 대학생 전용 체크카드 'EF론 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김지혜 기자
hakbokjh@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77호 (2010. 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