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정일 / 2010년 03월 10일
지난 2008년 1월부터 지하철 1호선 '하단'역에서 우리 대학교의 이름이 사라졌다. 본래 표기명은 '하단(동아대)'이었으나 현재는 '하단'으로만 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지하철 부역명 병기 유료화에 따른 것으로, 부산교통공사 측에서 부역명 기재 시 연간 4000~5000만 원의 사용료를 지불할 것을 요구한 것에 대해 우리 대학이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용료 지불을 거부하고 부역명 표기를 포기한 것에 대해 대외협력처 배동고 담당자는 "국립대는 무상으로 표기하면서 사립대는 유상판매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현재 항의문을 보냈으나 부산교통공사 측에서는 묵묵부답"이라고 답했다. 조규향 총장 또한 "대학은 비영리단체임에도 불구하고 교통공사 측에서 역명 표기에 금전적인 것을 요구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현재 부산 일부 대학은 지하철역명 자체에 대학명이 들어간다. 부산대학앞 역(1호선), 교대앞 역(1호선), 경성대·부경대 역(2호선), 동의대 역(2호선)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우리 대학과 신라대, 동서대, 경남정보대를 제외하고 부역명 사용료를 지불한 대학(동명대, 동주대, 부산정보대 등)이 부역명으로 병기되고 있다.
지하철 역명을 정하는 것은 애초 지하철 역명 재정 당시에 역명심의위원회를 통해 정하는 것으로 주로 지하철 역이 있는 지역명을 우선으로 잡고 지역의 경계가 애매한 경우 그 지역에서 가장 대표적인 기관명을 역명으로 정한다.
그동안 우리 대학은 지하철 역명을 '하단'에서 '동아대'로 바꾸기 위해 수차례 요청했으나 교통공사 측의 답변을 듣지 못한 상태다. 부산교통공사 영업팀 신희철 대리는 "지금까지 역명을 바꾼 경우는 지하철 1호선 연제역이 시청역으로 바뀐 경우가 유일하다. 그만큼 역명은 하나의 약속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바꾸기가 힘들다"고 전했다.
실제로 역명을 바꾸는 데 있어서 안내판 교체 작업 등에 든 금액은 4억여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각 대학들이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 부역명 병기였고 그 후 부산 지역에 여러 대학이 생겨나면서 홍보효과를 노린 많은 대학이 부역명으로 병기해 줄 것을 요청, 형평성 문제로 사용료 입찰에까지 이른 것이다.
부역명 사용료 금액 책정 기준에 대해 부산교통공사는 "전문가에게 병행표기에 따른 금전적 효과 등을 분석할 것을 의뢰해 진행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외에도 부산교통공사가 지하철역 출구안내판에 기입하는 명칭 또한 유상판매하기로 해 문제가 되고 있다. 하단 지역만 200만 원에 가까운 금액을 요구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캠퍼스가 나눠져 있는 우리 대학의 경우 그 금액이 만만치 않다. 이 또한 국립대는 무상이고 사립대는 유상인 것에 대해서도 우리 대학은 반발하고 있다.
지하철 부역명 병기 유료화에 대해 우리 대학은 완강한 입장이다. 배동고 담당자는 "연간 최대 1억 원의 금액이 들기도 할 뿐더러 금액에 비해 큰 효율성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서울지역의 경우에도 지난해 9월부터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관리하는 노선은 역명 표기를 유상으로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반면 같은 서울지역이지만 메트로, 도시철도공사가 관리하는 노선과 9호선의 경우는 무상이다.
한편, 숭실대는 '숭실대입구'역을 '살피재' 역으로 변경하려고 했던 것을 숭실대 학생회가 나서 '숭실대입구(살피재)'역으로 변경한 사례가 있다.
송자은 기자
hakboje@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77호 (2010. 3. 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