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정일 / 2010년 04월 07일
학기 초만 되면 승학캠퍼스 학생회관에 위치한 교내 서점 앞은 교재를 구입하려는 학생들이 긴 줄을 이루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보통 10분에서 길게는 30분 넘게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학생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우리 대학교 수업 교재로 많이 활용되고 있는 책이 우리 대학 출판부에서 출판한 책이 많고, 이 책들은 대부분 교내 서점에서만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민우(토목공학 2) 학생은 "개강 후 1주일 정도는 서점을 이용하려는 학생들이 너무 많아 불편하다"며 "교내 서점 말고는 교재를 살만한 곳이 없어 오래 기다리더라도 서점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 대학 출판부에서는 "출판부에서 출판한 교재를 알라딘이나 인터파크 등 온라인으로도 구매할 수 있지만 아직 이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알라딘이나 인터파크에서는 우리 대학 출판부에서 출판한 교재를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주문이 들어오면 출판부에서 온라인 사이트로 교재를 보내주고 그것을 다시 학생에게 배송하는 방식이라 수령일이 길게는 일주일 가량 더 걸리는 것이 단점이다.
이 때문에 직접 서점에서 구입하려는 학생이 많은데 정작 서점 직원은 4∼5명뿐이어서 주문한 책을 찾아주고 계산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 또한 1곳의 서점에서 모든 과목의 교재를 판매하다 보니 일부 교재의 경우 금방 매진되기도 한다. 하루나 이틀 뒤에 다시 교재가 들어온다고는 하지만 긴 줄을 서서 기다린 학생들은 다시 또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이에 대해 서점 측은 "학기 초 1주일 정도만 일시적으로 몰리는 현상일 뿐이다. 이런 현상은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공동구매나 온라인 유통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 대학 출판부 최정희 팀장은 "출판부 직원들이 도서관 업무와 겸임하다 보니 이 문제를 깊게 생각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학교 밖에 위치한 서점에서도 교재 구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학기 초에만 임시로 공간을 만들어 서점을 찾는 학생들을 분산시키자는 의견에 대해 서점 측은 "학생들이 찾는 교재가 700~800종류에 이른다. 책의 종류도 많고 공간도 없어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답했다.
하지만 서점 측에서도 학생들이 모여들 때는 난감하긴 마찬가지라는 반응이다. 서점을 찾는 학생들 중에는 과목명만 부르거나 시간표만 내밀면서 이 수업에 맞는 책을 달라고 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이런 학생들 때문에 서점에서는 일일이 시간표를 확인하고 책을 판매하려고 하니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것이다.
서점 측에서는 "같은 과목이라도 교수에 따라 책이 다른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교재의 저자나 제목 정도는 알고 왔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학기 초에 서점을 이용할 학생들은 비교적 덜 붐비는 아침 9시 전이나 오후 7시 이후에 이용한다면 책을 구입하기가 한결 수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매년 되풀이 되는 서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과 서점 양 측이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
박기성 기자
hakbogs@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78호 (2010. 4.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