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대 한 학과의 A학생은 지난 학기 평점 4.25점으로 과석차 4등을 차지했으나, D등급 성적장학금을 받았다. A학생은 "석차를 확인하고 C등급 장학금을 기대했으나, 나보다 석차가 낮지만 토익점수가 높은 다른 학생에게 밀려 D등급 장학금을 받았다"고 했다.
이처럼 일부 학과들이 성적우수 장학금에 토익점수를 반영하면서 학생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재 성적우수 장학금에 토익점수를 반영하는 학과(부)는 32개로, 우리 대학 총 71개 학과(부)의 45%를 차지한다.
토익점수를 성적우수 장학금에 반영하는 방식은 학과마다 다르다.
첫째로 학업성적과 토익점수를 합산해 장학금 대상자를 선정하는 것. 이는 △국제법무(5:5) △자연과학대(6:4) △컴퓨터공학(9:1)과에서 시행중이다. 또한 학년별로 토익 점수 기준을 정해 그 기준을 넘지 못하면 장학금을 지급하지 않는 학과들도 있다. △영어영문학 △식품영양학 △토목공학 △전자공학 △화학공학과가 이에 해당한다. 토익점수에 가산점을 주는 학과도 있다. 해당학과로는 △경영학 △경영정보학 △신문방송학 △행정학 △건축공학 △기계공학 △신소재공학과가 있다. △에너지·자원공학과는 '특성화장학금'을 따로 만들어 토익점수를 25% 반영하고 있다. △패션디자인학 △아동가족학과 등은 토익점수를 제출하는 사람에게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가산점 방식으로 토익점수를 장학금에 반영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경영학과의 현승용 교수는 "토익점수는 취직과정에서 인센티브로 작용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우리 학과에서는 'global business'라는 과목을 통해 1학년부터 토익을 경험하게 하고 있다"며 장학금에 토익점수를 반영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처럼 성적우수 장학금에 토익점수를 반영하는 학과도 있지만 71개 학과(부) 중 39개의 학과(부)는 여전히 성적만을 기준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규환(관광경영학) 교수는 "대학생에게 외국어 공부는 기본이다"며 "학과성적우수 장학금에 굳이 토익점수를 반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토익점수 반영이 성적우수 장학금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다. 김정철(경영학 2) 학생은 "성적우수 장학금은 학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주는 것인데 이런 장학금에 토익이라는 외부 요소가 포함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현지(신문방송학 3) 학생은 "성적우수 장학금은 학과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에게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이같은 제도가 또다른 차별을 낳는다고 생각한다"며 "토익고득점자를 위해서는 토익장학금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사회 분위기 때문에 취업이나 졸업을 위해서 많은 시간을 외국어공부에 투자해야 하고, 이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는 학생들도 있다.
고은정(경영학 1) 학생은 "졸업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는 우리 대학에서 토익점수는 졸업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며 "토익을 공부해서 취업에 대비할 수 있고, 장학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토익점수 반영을 찬성한다"고 했다.
또한 이예범(경영정보학 3) 학생은 "대다수의 대학생들이 외국어 공부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있다"며 "미래를 위해서 필수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과정이라면 장학금 기준에 넣어 외국어 공부를 장려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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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학보 제1081호(2010년 9월 6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