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생활고·취업난에 자살하는 대학생 늘어
[학보]생활고·취업난에 자살하는 대학생 늘어
  • 이성미
  • 승인 2011.03.09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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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15일 오후 4시 서울 동대문구 다세대 주택에 살던 대학생이 자신의 방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장학생으로 대학에 입학한 그는 지난 설 부모에게 "학사경고가 나와 한 학기를 더 다녀야겠다"는 말을 했으며 그의 집에서는 제적 통지서가 발견됐다.

앞선 9일에는 강원 강릉에서 한 대학생이 숨진 채 발견됐다. 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그는 번개탄 3개를 피워 놓고 자살을 기도했는데, 경찰은 사건 당시 방안에서 복권과 학자금 대출 서류 등이 함께 발견된 것으로 미뤄 대학생인 그가 경제적 어려움을 비관해 목숨을 끊은 것이라고 밝혔다. 

극심한 생활고와 취업문제 등을 원인으로 대학생 자살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작년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생 자살인구는 2006년 191명을 시작으로 2009년엔 268명을 기록했다.

이 같은 대학생 자살인구의 증가는 학비마련·전세난과 같은 경제적 문제와, 계속해서 증가하는 실업률로 인한 취업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선화(환경공학 3) 학생은 "생활비와 학비 마련을 위해 학기 중은 물론 방학 때도 아르바이트를 한다"며 "낮에 수업을 듣고 밤에는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 신체적·정신적으로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학비 마련을 위한 대출 증가로 대학생의 부채도 증가했다. 취업포털 사이트 '사람인'이 대학생 46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1인당 학자금 대출 빚은 평균 993만 원에 달했다.

또한 대학 졸업생 10명 중 7명이 갚아야 할 빚이 있고 1인 평균 부채 규모는 1,125만 원으로 나타났다. 정민지(부산대 3) 학생은 "사립대보다는 등록금 부담이 덜하지만 취업을 하기도 전에 빚이 있다는 사실이 기운 빠진다"고 말했다. 일부 대학생은 정부 학자금 지원을 받지 못해 사금융 대출을 통해 빚더미에 앉기도 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한편 대학생들의 자살 문제가 대두되자 '반값 등록금'과 청년 실업 해소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정부에 대한 비판과 이행 촉구 여론이 일었다. 지난달 24일 전국등록금네트워크와 한국대학생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공약을 지키지 않는 정부를 규탄했다.

좁은 취업문 역시 대학생 자살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청년실업률은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만의 최고치인 8.5%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입학당시 '로봇영재'라 불리며 관심을 모았던 카이스트(KAIST) 대학생이 자살했으며 지난달 23일 광주의 모텔에서 대학생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두 학생 모두 취업과 밀접한 성적 문제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10명 중 8명은 취업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고 이 중 44%는 '우울증'을 겪고 있었다. 이는 앞서 언급한 대학생의 경제적 어려움과 실업난에 따른 스트레스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뿐만 아니라 단편적 인간관계에 대한 회의감도 대학생 우울증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서경진(경영정보학 3) 학생은 "처음 입학했을 때 강의 시간표에 따라 계속 움직이다 보니 친구를 사귀는 데 애를 먹었다"며 "적응하기까지 학교 다니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위와 같은 여러 요소로 인한 대학생 우울증은 자신도 모르게 쉽게 찾아오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자살이라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우리 대학 의료원 정신과 조정녀 교수는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 될 때는 병원을 찾아 전문적인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도윤정 기자
hakboyj@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85호 (2011. 0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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