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동아리에 대한 의식 개선 필요
[학보]동아리에 대한 의식 개선 필요
  • 이성미
  • 승인 2011.04.07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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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초, 각종 동아리들은 신입생을 유치하기 바쁘다. 하지만 일부 동아리들은 '관심분야를 공유하는 모임'이라는 설립 취지를 망각하고 무조건 신입회원만 유치하면 된다는 식의 모집공고를 내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동아리 신입회원 모집공고 가운데 일부는 동아리의 이름도, 어떤 활동을 하는가에 대한 내용도 없다. '배고프면 연락해' 또는 '연예인을 닮은 선배가 술과 밥을 사줄테니 오라'는 내용으로 가득했다. 한 학생은 "대학에 와서 뜻있는 활동을 해 보고 싶었는데 술만 먹는 동아리들이 많은 것 같다"며 "동아리에 가입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것을 같이 해보자는 게 동아리의 설립 취지인데, 그 취지가 친목도모와 음주로  변색되어버린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한 동아리 관계자는 "비인기 동아리는 회원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며 "친목도모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동아리 운영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박규태(건축학 2) 동아리연합회 회장은 "신입회원 모집 때 동아리의 성향을 뚜렷하게 드러내라고 권장하고 있지만 동아리가 친목도모의 장으로 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며 "학점 관리 및 취업준비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의 장으로 동아리를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사 및 정치관련 동아리는 친목도모를 내세우더라도 신입회원을 모집하기가 쉽지 않다. 취업에 불이익이 있을까봐 꺼리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이다. 박지훈(영어영문 2) 학생은 "정치색을 띠거나 운동권 느낌이 있는 동아리는 아무래도 취업에 걸림돌이 될까봐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진보적 성향을 띠거나 학내 문제에 대하여 자주 발언하는 동아리는 신입회원 가입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학동아리 카르마(철학과ㆍ윤리문화학과 통폐합 반대 등 학내 문제에 적극적으로 발언)는 신입회원이 철학과 학생 소수에 불과했다.

이에 대하여 카르마 동아리 회장 김진만(철학 4) 학생은 "예상보다 신입회원 수가 적은 것은 사실"이라며 "시사 및 정치관련 동아리를 과거 민주화 운동을 한 운동권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또한 진보정치연구회 회원 유연태(건축 3) 학생은 "'진보'라는 글자에서 많은 사람들이 오해를 해 가입이 저조하다"고 답하면서 "단순히 진보정치에 대하여 공부하는 곳이지 과격한 운동을 하는 곳은 아닌데 오해를 사고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대다수 동아리가 신입생만 신입회원으로 받고 2~3학년 재학생이나 복학생은 꺼리고 있어 소외감을 느끼게 한다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임주희(경영정보 3) 학생은 "복학 후 동아리에 가입하고 싶었지만 복학생 혹은 재학생은 받기를 꺼리는 동아리가 있었다"고 말하며 "동아리 활동과 학번이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실제로 대다수의 신입회원 모집공고에는 '11학번 새내기 환영'이라는 문구가 강조되어 있어 대다수의 학생들은 신입생만 신입회원으로 모집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조사에 응한 25개 동아리 중 4개 동아리에만 신입회원을 신입생에 한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재학생을 신입회원으로 받되 10학번까지만 가능하다는 동아리는 2개였다. 한 동아리 관계자는 "재학생이나 복학생을 신입회원으로 받으면 기수를 따지는 동아리 특성상 호칭에서 문제가 발생해서 꺼리고 있다"고 밝혔다. 모 밴드 동아리는 "밴드라는 특성상 악기를 다루는 연습기간이 필요하다"며 "가입했다가 금방 학교를 졸업해버리면 밴드 운영이 되지 않기 때문에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동아리는 신입생만 뽑는다'는 생각은 오해로 드러났다. 김민정(중어중문 3) 학생은 "동아리 신입회원 모집공고 때문이다"며 "모집공고에 신입생 대환영이라고 적혀있는 게 대부분이기 때문에 신입생만 뽑는다고 생각하는 게 당연하지 않느냐"고 답했다.

실제 대다수의 모집공고에는 '신입생 대환영' 혹은 '신입생은 어서 와라'와 같은 글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신입생만 지원 가능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각 동아리들이 지원 자격을 명확하게 밝혀 이런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동아리 설립 취지에 맞는 활동 강화 △각 동아리들의 지원요건을 정리한 책자 발행 등으로 보다 활발한 동아리 가입과 활동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김강민 기자
hakbokm@donga.ac,kr
동아대학보 1086호(2011.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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