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헤럴드의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100명에게 매우 기초적인 수준의 맞춤법 문제 5문제를 풀도록 한 결과, 모두 맞힌 사람은 8명에 불과했다. 3문제를 맞힌 학생이 41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4문제(28명), 2문제(17명) 순이었다. 1문제만 정답을 맞힌 학생이 5명이었고, 한 문제도 맞히지 못한 학생도 1명 있었다.

대학생은 대학 4년간 많은 과제물을 제출하게 되는데 이 중 대부분은 글쓰기 능력, 기본적인 맞춤법, 문장력 등을 요하는 것들이다. 김민지(영어영문학 2) 학생은 "매번 레포트를 작성하면서 문장력 부족을 느낀다"며 "국어에 대한 부실한 지식으로 과제를 해나가다 보니 벅차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재진(전기공학 2) 학생은 "우연히 외국인 유학생에게 한국어를 짧은 기간 가르쳐준 적이 있는데, 아주 간단한 국어 문법 하나 설명해주지 못했을 뿐더러 잘못된 문법을 가르쳐줬다"며 부끄러웠던 경험담을 풀어냈다.

이렇게 글쓰기 능력, 문장력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에 대한 발전의지를 보이는 사람은 적다. 4학년에 재학 중인 모 학생은 "현재 글쓰기 및 문법실력이 부족하다 해도 취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며 "부끄럽지만 영어강좌를 듣는 것만으로도 벅차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어강좌보다 외국어강좌를 더 선호하며 영어에 치중한 학습태도를 보이는 대학생이 다수다.

우리 대학 필수교양인 글쓰기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최은진 강사는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이 기본적인 맞춤법마저 알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학생들이 그 부분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전했다 .

그렇다면 국어실력을 높이고 싶은 의지가 있는 학생들을 위한 강의가 우리 대학에는 얼마나 개설되어 있을까. 사실 1학년 필수교양과목인 '글쓰기'를 제외하면 우리 대학교 학생이 국어 관련 교양 강좌(화법 포함)를 들을 수 있는 선택 폭은 좁다. 선택교양 강좌수가 3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편 대학생들이 외국어에 집중된 학습을 하다 보니 외국어에는 강하고 모국어에 취약하다는 점과 글쓰기, 문장력 등이 약하다는 문제점이 대두되면서 여러 대학에서는 국어 관련 강좌를 개편한 바 있다.

성균관대는 2006년부터 '어법과 작문'이라는 글쓰기 강좌를 세분화시켜 △학술적 글쓰기 △글쓰기 기초와 실제 등 글쓰기 관련 강좌 4개를 신설하고, 교수 10여 명을 채용했다. 숙명여대 역시 최근 언어 교육을 △글쓰기와 읽기 △발표와 토론 △언어와 논리 △자료와 해석 등으로 특화시켜 진행하고 있다. 이에 비해 현재 우리 대학에 개설되어 있는 국어 관련 교양교과목은 '국어와 민족문화' 1개다.

여러 대학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우리 대학 교양교육원에서는 국어 관련 강좌 수 증설에 관하여 "매년 과목 검토를 하지만 아직 국어 관련 강의의 증설 계획은 없다"고 답변하였다.

손보람(국어국문학 4) 학생은 "국어에 대한 올바른 지식 없이 졸업 후 직장에 취직해 일을 한다 해도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며 "대학생들은 글쓰기 실력을 높일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정민 기자
dongajm@donga.ac.kr
동아대학보1086호(2011.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