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생활비, 외식비 증가에 학생들 울상
[학보]생활비, 외식비 증가에 학생들 울상
  • 이성미
  • 승인 2011.04.07 1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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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A학생은 등굣길에 버스를 타며 교통카드를 찍었는데 280원이 남았다. 지난해 버스 값이 오르기 전에는 통학하는데 일주일 1만 원이면 충분했지만 버스요금이 1,200원으로 오르자(교통카드는 1,080원) 일주일에 1만 원으로는 부족한 실정이다.

#B학생은 동기들과 단골 중국음식점에서 자장면을 시켜먹기로 했다. 동아리방에 붙어 있는 전단지에는 자장면 3,500원으로 적혀 있었지만 전화를 해보니 가격이 올라 4,000원이라고 했다. 몇 개월 사이에 500원씩 모든 메뉴의 가격이 올랐던 것이다.

지난달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은 전국 대학생 3,637명을 대상으로 '신학기 대학생 생활비'에 대해 물어본 결과 평균 생활비는 42만 원으로 전체 학생 중 72.2%가 지난 학기보다 생활비가 늘었다고 답했다.

이런 학생들의 생활비 증가는 공공요금 인상과 식비 증가를 주요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지난해부터 오른 공공요금은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 도시가스, 전기료 인상은 자취하는 학생들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

한편 지난달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대학생 203명에게 '대학생 외식비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간식비를 포함한 대학생 한 달 외식비는 약 24만 2,00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 학생들 중 81.3%는 등록금이나 생활비 부족으로 식비를 줄여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생활비 중 많은 부분을 외식비로 사용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경우 식품가격 상승이 전혀 반갑지 않다. 대다수 대학가 식당들은 1월부터 2월 사이에 적게는 500원에서 많게는 1,000원까지 음식 가격을 올렸다. 개학을 맞아 학교 근처 식당을 찾은 학생들은 "이모, 왜 이렇게 올랐어요 "를 입에 달고 다닌다. 지난달 설탕가격 상승과 구제역 파동으로 우유나 밀가루, 설탕을 주로 사용하는 제과점이나 분식점 역시 가격 인상의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처럼 대학가 식당들이 일제히 음식값을 인상하자 학생들은 근처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거나 학생식당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승학캠퍼스 앞 A편의점 직원은 "편의점에서는 저렴하게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예전보다 학생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편의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대학가에 위치한 편의점 27곳의 매출을 조사한 결과 도시락, 삼각김밥, 말이김밥 등 식사대용식의 판매가 전월대비 90.5%, 이용객수는 27.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점심값 2,000~2,500원을 유지하고 있는 승학캠퍼스 학생회관 학생식당 역시 지난해에 비해 이용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대학 소비조합 관계자는 "학교 주변 음식점의 음식 값이 올라 부담을 느낀 학생들이 학생식당을 많이 찾고 있어 최근 이용객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이번 학기부터 국제학부가 완전 이전한 부민캠퍼스 학생식당도 점심시간이 되면 경영대, 사회대, 국제학부와 대학원생까지 몰리면서 초만원이 된다. 서웅찬(금융학 2) 학생은 "낮 12시부터 2시까지는 이용하는 학생들이 너무 많아 빈 테이블을 찾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물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학생식당은 가격을 유지한 것에 대해 소비조합 관계자는 "현재 적자만 면하는 수준이다"며 "학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가격을 올리기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물가상승으로 인한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대학 교내식당도 있다. 부산대로부터 위탁 받아 교내식당을 운영했던 유통업체는 지난해 12월 대학 측에 '경영상 수지가 맞지 않아 운영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부산대 밀양캠퍼스 학생식당은 지난 겨울방학 중에 공개 입찰이 진행 됐지만 참가 업체가 없어 현재는 문을 닫은 상태다.

우리 대학의 경우 한림도서관과 법대, 사회대 종합강의동 학생식당이 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유승진(신문방송학 3) 학생은 "혹시나 우리 대학도 부산대와 같은 사태가 일어나면 학생들의 식비 부담이 더 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김규태 기자
hakbokt@donga.ac.kr
동아대학보1086호(2011.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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