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천편일률적 전과 기준, 부작용 나타나
[학보]천편일률적 전과 기준, 부작용 나타나
  • 서성희
  • 승인 2012.04.0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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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의 신'이라 불리던 마이클 조던. 그는 엄청난 인기와 타고난 운동능력을 인정받아 메이저리그 야구팀 시카고화이트삭스와 계약했다. 그러나 조던의 야구실력은 형편없었다. 농구를 잘하면 야구 실력도 당연히 인정될 수 있는 것일까.

토익과 학점만으로 전과생을 선발하는 우리 대학교의 천편일률적인 전과 기준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또 이러한 전과제도에 의해 여러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대학은 전공과 관계없이(건축학과, 의과대학, 예술대학 제외) 동일한 기준으로 전과생을 뽑는다. 공인영어성적 점수가 높을수록 전과에 성공할 가능성이 커진다. 동점일 경우 학점으로 우선순위를 정한다. 일각에서는 "전공 특성과 관련 지식이 아닌 토익과 학점만으로 전과생을 선발하는 것은 획일적"이라고 지적한다.

전과는 학생들이 적성에 맞는 학과로 옮기도록 도와주는 제도다. 그러나 우리 대학의 전과제도는 원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 체육학과에서 전과한 권준영(신문방송학 3) 학생은 "원하는 과로 옮긴 것은 기쁘나 학과 전공 수업을 듣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이는 전과하고자 하는 학과와 그 학문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 이 모 교수는 "토익과 학점만으로 전과생을 선발하는 것은 행정편의에 그친 제도일 뿐"이라며 "그 때문에 전과생과 학과 사이에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비판했다.

무분별한 전과는 학과의 중도탈락율을 높이기도 한다. 철학과와 무용학과 사태도 이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중도탈락율이 학과 평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무분별하게 전과를 허용함으로써 학과 및 학문의 정통성이 흐려지는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김완중(국제무역학) 교수는 "전과하려는 과가 적성에 맞는지 알아볼 장치가 필요하다"며 전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부산대학교의 경우 전과하고자 하는 학과의 전공기초 또는 전공필수를 6학점 이상 이수해야 한다. 학과에 대한 배경지식을 갖추기 위해 일정 정도의 전공과목을 미리 이수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중앙대학교는 학업 성적과 영어 성적을 각각 50%씩 반영하여 전과생을 선발하지만, 이후 면접이라는 또 다른 관문이 있다. 중앙대 학사관리과 관계자는 "면접이 점수에 반영되지는 않지만 해당 학과에 대한 학생의 의지와 열정을 볼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라고 말했다. 타 대학에 비해 전과 합격기준이 획일적이고 간편한 것에 대해 학사관리과에서는 "전과를 위해 영어필답고사를 시행하기도 했지만, 떨어지는 학생들이 많았다. 때문에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공인영어성적으로 대체한 것"이라며 "타 대학에 합당한 전과 제도가 있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과 제도 개선에 대해 이재열 교무처장은 "당장 개선하기는 어렵지만, 타 대학교의 전과규정을 참조하고 관련 전문가로부터 자문을 받아 교육과정위원회에서 개선을 검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면접과 관련해서는 "단순 면접은 면접관들의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되므로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 따라서 공정성을 전제로 한 면접 방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최정아 기자
hakboaj@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94호 2012년 4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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