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학생총회와 동아연애단, 같은 목적 다른 방향
[학보]학생총회와 동아연애단, 같은 목적 다른 방향
  • 서성희
  • 승인 2012.04.0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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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심의위원회 이후부터 나타난 갈등이 '학생총회'와 '동아대 연애하다' 두 행사를 통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권오민 총학생회장을 주축으로 한 총학생회(이하 총학) 측과 동아대 연애단(이하 연애단) 측이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9일. 학생총회를 사흘 앞두고 교내 곳곳에 '동아대 연애단'이라고 적힌 전단이 붙었다. 전단에는 '동아대 연애하다'라는 문구와 함께 붉은 장미 사진만이 덩그러니 그려져 있었다. 지나가다 포스터를 발견한 학생들은 포스터의 내용을 궁금해했다.

전단의 내용은 이날 저녁 6시 30분경 열린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에서 밝혀졌다. 중운위 회의 테이블에 앉은 권오민 총학생회장의 표정은 어두웠다. 회의 시작과 함께 생활과학대학, 공과대학, 예술대학을 비롯한 9개 단대와 동아리 연합회 및 야간강좌학생회가 '동아대 연애단'에 동참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연애단은 '학교 당국과 대립하는 총학생회의 행동과 운영 방향에 대한 잘못'을 지적하며 '대화와 소통을 위해 유연하게 행동'한다는 취지로 출범했다.

"기본적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권오민 총학생회장이 입을 열었다. "학생총회로 단결하자, 힘을 모아 풀어나가자 했었는데 상황이 이렇게 돼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생활대 회장님이 써주신 글을 읽었고, 입장 표명 글을 밝힙니다." 말을 마친 뒤 연애단에 대한 총학의 입장을 표명하는 성명서를 전달했다. 몇 분 정도 성명서를 읽는 시간을 가진 뒤, 문정우 예술대 학생회장이 운을 띄웠다. "분열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방법이 다른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날 중운위 회의 테이블에서는 계속해서 '분열'이라는 단어가 오고 갔다. 총학 측은 학생회가 나뉘게 되면 힘이 약해질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쳤다. 반면 연애단에 속한 단대회장들은 방법과 색의 차이일 뿐이라며 분열이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혹시 총학에 대한 반발로 인해 이런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됩니다." 총학 측의 질문에 연애단의 단대회장들이 입 모아 말했다. "총학에서 진행하는 행사나 활동을 그 전날 통보받곤 했습니다. 예정에 없던 행동들도 행사 당일에 보이곤 해 불신이 쌓여 갔습니다." 이들은 연애단을 조직한 배경이 총학의 행동과 운영방향에 대한 이들의 지적이 관철되지 못했던 것에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학교 측의 강경한 대응 또한 총학이 자초한 일"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양측의 입장차가 분명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회의가 끝나고, 총학은 다음날 '부재자 투표 독려 운동'을 진행할 것을 알렸다. 갑작스런 행사통보에 타 단대 회장들의 얼굴에는 난색이 비쳤다. 소통의 부재를 말한 지 불과 몇 분 뒤의 일이었다.

 
학생들, "분열 아냐?"


갈등의 불씨는 이전부터 있어 왔던 것으로 보인다. 등록금심의위원회가 끝난 이후부터, 총학 측과 타 단대의 태도 차이는 더욱 크게 드러났다. 지난 2월 8일 열렸던 '등록금 관련 학교 행정 규탄 기자회견'에서 총학생회, 총여학생회, 생명대, 인문대, 사회대 회장 및 부회장이 모여 행사를 진행했다. 그 외의 단대 회장들은 보이지 않았다. 공대 회장과 생활대 회장은 행사장소 건너편에서 시종일관 지켜보고 있었다. 당시 인터뷰에서 김대현 공과대 회장은 "어제 저녁 8시, 갑자기 기자회견 통보를 받았다"며 "공대 학생들의 대표 입장에서 참여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무엇을 하는지도 자세히 모르는 상황에서 함부로 행동을 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 당일 저녁 열렸던 중운위에서 총학 측은 "급박하게 진행하다보니 공지를 늦게 해서 많은 단대가 참여하지 못했다"며 "행사를 계속 열 예정이니, 같이 와서 등록금 문제 해결에 힘을 모아주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후 회의가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다시 기자회견에 대한 의견이 나왔다. 정재천 야간강좌학생회장이 "(일방적)통보는 우리를 무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하자 총학생회 박규태 복지위원장은 "시간이 급박해서 총학생회 집행부들끼리 기자회견을 할 것 같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준비과정이 그렇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자 박정우 법과대 회장은 "기자회견 자체를 지금 당장 하기 힘들다고 말하지 않았었냐"며 "시간이 없더라도 공식적인 제안과 모두의 동의가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총학 측이 해명과 사과를 하며 상황은 마무리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15일부터 '3보1배'와 '책탑 문화제' 등 학생총회 성사를 기원하는 행사들이 이어졌지만, 매번 △총학생회 △총여학생회 △인문대 △사회대 △생명대 회장단들만 참여했다. 결국 중운위에서의 갈등이 총학 주최 행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학생총회', '동아대 연애단'이라는 정반대되는 방식의 행동은 이러한 갈등의 결과물이다. 결국 지난달 22일 승학캠퍼스 운동장에서 열린 학생총회에는 사회과학대학, 인문과학대학, 생명자원과학대학 학생회와 총여학생회만이 참여해 '반쪽짜리 학생총회'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반면, '동아대 연애하다' 행사는 지난달 26일 총장을 비롯한 본부 교직원들에게 편지글과 장미꽃을 전달하면서 시작했다. 연애단은 '대화와 소통을 위해 유연하게 행동해 학교 당국의 이해를 얻고, 등록금 재협상 자리를 이끌어내 추가적인 등록금 인하'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생활과학대학 박한성 학생회장이 총단장을 맡고 △공과대학 △자연과학대학 △법과대학 △예술대학 △스포츠과학대학 △경영대학 △건축디자인패션대학 △야간강좌 △석당인재학부 △동아리연합회 학생회장 등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이에 대해 "목적은 '등록금 인하'로 같지만, 서로 다른 행사를 하니 중운위 안에 분열이 있는 것 같다"며 "학생들을 위하는 일이 아니라 자기들끼리 힘싸움을 하는 게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학생총회에 참석했던 정용필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회장은 "정치적 입장 차이는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동아대에는 교양과목 축소와 근현대사 강의 문제 등 여러 문제가 많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힘을 모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여다정 기자
hakbodj@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94호 2012년 4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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