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우리 대학 캠퍼스 윤리 적신호
[학보]우리 대학 캠퍼스 윤리 적신호
  • 서성희
  • 승인 2012.09.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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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마련 시급하지만 책임부처 없어

지난 한 학기 동안 우리 대학교는 성희롱, 낙서, 도난 사건 등으로 골치를 앓았다. 캠퍼스 내에서 불미스런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지만 대학당국과 총학생회는 뚜렷한 예방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5일 부민캠퍼스에서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 학생은 학생상벌위원회를 통해 무기정학 처분을 받았고, 이를 알리는 벽보가 캠퍼스 곳곳에 붙었다. 우리 대학에서 성추행 사건이 일어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4월에는 한 남성이 인문대 9층 여자화장실에 침입했다 붙잡힌 바 있고, 2009년 9월에는 한림도서관 5층에서 한 남학생이 책상 아래로 내려가 여학생들의 다리를 훔쳐보고 만지는 등 변태행각을 벌여 물의를 일으킨 사건도 발생했다.

우리 대학은 학내 성범죄 예방을 위해 2008년부터 「성희롱 방지 및 성매매 예방 교육 지침서」를 발간하고,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연 2회에 걸쳐 교육하고 있다. 총무과에서는 "현재 단과대학별로 공문을 내려 자체적으로 성교육을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2년간 학교를 다니면서 성매매 예방 지침서를 보거나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며 "강의 직후에 성교육 동영상을 보여주다가 앉아있는 학생들 사진만 찍고는 바로 끝낸 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 적지 않은 학생들이 성교육 동영상이 있는지도 모르는 등 성범죄 예방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총무과 손연숙 담당자는 "내년부터는 외주업체에 승학캠퍼스 경비를 맡기고, 공문을 강화하는 등 학생들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희롱·낙서·도난 등 다양

지난 4월에는 등록금에 불만을 가진 학생 10명이 캠퍼스 곳곳에 의문의 스티커를 붙이고 라카 스프레이를 이용해 학교 건물 외벽에 낙서를 한 사건이 발생했다. 연이은 5월에는 한림도서관 3층 기술자연자료실에서 책 도난 사건이 발생했다. 이외에도 공학계산기, 지갑, 핸드폰 배터리와 충전기 등을 도난당하는 일이 도서관 열람실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한림도서관에는 물건을 찾기 위한 CCTV 확인신청이 일주일에 평균 2~3건, 시험기간에는 매일 한 건 이상 들어왔다.

한림도서관 황정후 사서는 "도서관내 도난 사건 방지를 위해 CCTV 추가 설치 계획을 세우고 경고문을 붙이는 등 해결책을 세우고 있지만 무엇보다 학생들이 양심껏 행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우리 대학이 캠퍼스 범죄에 무심했던 것은 아니다. 우리 대학은 총 412개의 CCTV를 24시간 가동하고, 야간에는 120여 명의 경비원을 배치한다. 또 학내 윤리 문제가 발생하면 성윤리위원회, 연구윤리위원회 등을 열어 조사하고, 규정에 따라 처벌한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사후약방문에 머무르면서 예방책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권세진(패션디자인학 1) 학생은 "윤리의식 부족 등으로 인한 문제가 계속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학교의 효과적인 방안은 없는 것 같다"며 "캠퍼스를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는 제도가 시급하다"고 전했다.

날로 위태로워지는 캠퍼스 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대학들은 대책을 강구하고 나섰다. 연세대는 교무위원급인 윤리경영감독관을 임명해 교내 성폭력·논문 표절·커닝 등에 대해 조사 및 감독을 맡길 계획이다. 군산대는 지난해 5월 군산경찰서와 상호협조협약을 체결하고, 학생 80명으로 구성된 '캠퍼스폴리스'를 출범시켜 교내순찰·귀가도우미·교외치안봉사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또 전남대는 총학생회 간부들이 2인 1조로 학내를 순찰하면서 학생들의 불안을 덜어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 대학에서는 캠퍼스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뚜렷한 움직임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캠퍼스 윤리문제를 전담하는 부서가 딱히 정해져있지 않아 책임 소재도 불분명하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 박규태(건축공학 4) 학생복지위원장은 "총학생회가 하고 있는 사업량에 비해 인원이 부족하다보니 범죄 예방책을 마련하기 어려웠다"며 "2학기가 되면 다른 대학의 사례를 참고해 대책 마련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홍슬기 기자
hakbosg@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97호 2012년 9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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