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부터 우리 대학교는 '학점이월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기존의 학점제도가 함께 바뀌지 않아 학생들의 불편은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어, 반응은 시큰둥하다.
학점이월제는 직전 학기에 최대 신청 가능 학점을 다 수강하지 않은 학생이 남은 학점을 다음 학기로 이월하여 쓸 수 있는 제도다. 문제는 현재 대부분의 과목이 3학점이라는 데 있다.
우리 대학 학생들은 한 학기에 최소 17학점, 최대 19학점(공과대학, 건축학과, 의과대학, 석당인재학부, 교직이수자, 조기졸업자 제외)을 신청할 수 있다. 이는 2, 3학점 과목이 혼재했던 교과과정개편 이전과 같다. 하지만 올해 초에 교과과정개편으로 인해 2학점이던 교양과목 대부분이 3학점으로 바뀌면서 학점이월제를 활용하기 힘들게 된 것이다.
배진향(경영학 1) 학생은 "지난 학기에 18학점을 신청해 이번에 20학점을 들을 수 있었다. 3학점 과목 6개 외에 2학점을 마저 채우고 싶었지만 2학점 과목이 워낙 적어 선택의 폭이 좁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우리 대학에는 1, 2학점 과목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소속 대학 및 학과에 상관없이 이번 학기에 수강 가능한 1, 2학점 교양과목은 자유선택교과 △서양문명사 △인간관계와 커뮤니케이션 △생활원예(이상 2학점) △직장체험 인턴십 △수영(이상 1학점), SDU △공간예술의 이해 △남녀패션 걸음마 △사이버범죄의 이해 △신화로 읽는 삶과 사랑과 문화(이상 2학점)가 전부다. 과목 수도 부족하고 수강할 수 있는 학생 수도 제한적이라 학생들이 학점이월제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힘든 상황이다.
또한 △트랙경기 △수영 △기계체조 △배드민턴 △테니스 △재활요가 △GXprogram △컨디셔닝기초(이상 1학점) △스포츠문화의 이해(2학점) 등 생활체육학과에서 타과학생들에게 개방한 학과교양도 있지만 대부분 실습 위주인 탓에 학생들이 선뜻 선택할지 의문이다.
학사관리과 김윤진 담당자는 "학점이월제는 원래 내년부터 실시할 계획이었지만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앞당겨 시행됐다"며 "준비기간이 짧았던 탓에 개선할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학점을 이월해도 수강할 수 있는 과목이 부족하다는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학교 측에서도 2학점 과목이 적다고 생각해 앞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1년 정도는 정착기라 보고 학점이월제와 관련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정원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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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학보 제1097호 2012년 9월 3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