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식아, 우리 가족이 돼 줘서 고마워"
"봉식아, 우리 가족이 돼 줘서 고마워"
  • 김봉주 기자
  • 승인 2018.09.03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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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봉식이' 입양기
입양당시 봉식이(2016)
입양당시 봉식이(2016)

말 그대로 무모한 도전이었다. 강아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우리 가족이 봉식이를 입양하게 된 건 말이다. 

 반려동물 입양은 형제, 자매 없이 외롭게 자란 필자가 어릴 적부터 꿈꿔 온 소원이었다. 필자가 대학에 진학하면서 집을 비우는 시간이 늘자, 적적해진 부모님의 마음 한쪽을 채워주고 싶은 마음에 입양을 결정하게 됐다.

 그때부터 강아지 입양을 알아봤다. 몰티즈, 시츄, 포메라니안, 치와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견종은 입양가격이 100만 원을 훌쩍 넘었다. 두 달이 갓 지난 어린 강아지도 평균 70만 원대를 호가한다는 사실은 대학생인 필자를 부담스럽게 했다.

 그러던 중 유기견 안락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유기견의 경우 보호센터에 들어온 후 보호 기간인 10일 동안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그대로 안락사를 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가족은 돈을 주고 강아지를 사는 것보다 유기견 입양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부산시 남구에 위치한 유기견 보호센터 '도그마루'로 찾아갔다.

 처음 필자의 가족은 귀엽고 앙증맞은 소형견을 원했다. 반려동물을 처음 키우는 우리 가족에게 중형견은 털이 많이 빠지고 활동량도 많아 버거울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부푼 마음을 안고 센터에 들어갔을 때 처음 마주한 강아지가 봉식이다. 봉식이는 유기견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활발하고 사람을 잘 따랐다.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애교를 부리는 모습에 필자는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겼다.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유기견 보호소 바로 밑에 있는 콩국수 집에서 가족회의를 했다. 필자와 엄마는 봉식이의 애처로운 눈빛에 사로잡혀 입양을 주장했다. 보호 기간이 지나면 안락사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한시라도 빨리 입양을 해야만 했다. 아빠는 "우리가 봉식이가 겪은 유기 경험의 상처를 치료해줄 수 있을 정도로 강아지에 대한 지식이 없지 않냐"며 "섣불리 봉식이를 입양했다가 또 다른 상처를 안겨줄 수도 있다"고 반대했지만 그런 아빠도 엄마와 필자의 애원을 이기진 못했다. 

 봉식이를 입양하기로 마음먹은 우리 가족은 곧바로 보호 동물 입양 절차를 진행했다. 유기 동물의 공식적인 입양 절차는 △보호 동물 공고 확인 후 문의 △보호 동물면회 △책임분양 계약서 작성이다. 필자는 보호센터를 찾아가 봉식이를 확인했기 때문에 보호 동물 확인 및 문의, 면회는 생략했다. 생략하지 않을 경우 홈페이지에 등록된 유기 동물을 확인하고 신분증을 지참해 센터로 방문 후 면회가 가능하다. 우리는 바로 책임분양 계약서를 작성했다. 계약서에는 '동물을 유기하지 않겠다'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그리곤 바로 책임분양비를 지급했다. 책임분양비는 견종이나 나이에 따라 무료에서 최대 30만 원까지 적용된다. 

 절차를 따라 분양을 받고 난 후 첫 일주일은 설렘의 연속이었다. 봉식이는 마냥 귀엽고 인형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봉식이가 느닷없이 구토를 했고 그 순간 우리 집안은 온통 아수라장이 됐다. 다행히 필자는 병원에서 '어릴 때는 소화기관이 좋지 않아 구토를 자주 한다'는 말을 듣고 안심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마냥 좋다는 감정보다는 책임감과 부담감이 생겼다.

 2년이 지난 지금 필자는 강아지 박사가 됐다. 봉식이의 표정, 행동만 봐도 원하는 게 뭔지 알 수 있다. 대부분 간식이지만 말이다.  

현재 봉식이
현재 봉식이

 "봉식아 사랑해"는 필자의 엄마가 매일 달고 사는 말이다. 그러다가도 봉식이가 온 집안을 헤집어 놓을 때면 "김봉식!" 이름 석 자를 부르며 엄하게 혼낸다. 강아지도 사람처럼 매 순간 좋을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가족이 싫다고 해서 버리지 않는 것처럼, 봉식이도 마찬가지다.

 사실 봉식이의 입양을 후회한 적도 많다. 봉식이가 나보다 더 좋은 주인을 만났다면 더 행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종종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래서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친구들에게 강아지에게 쏟아야 하는 시간과 책임감을 설명하며 괜히 겁을 주기도 한다.

 반려동물을 통해 얻는 것은 과분하게 많다. 반려동물은 조건 없이 나를 좋아해 주고 세상에서 나를 가장 반겨준다. 또 우울할 때면 귀신같이 알아채고 위로를 해준다. 하지만 그만큼 반려동물을 돌볼 시간과 금전적 여유도 있어야 하고, 충분한 지식도 필요하다. 생명에 대한 책임감 또한 따른다. 단지 귀여워서가 아니라 한 생명을 책임질 수 있을 때, 유기 동물 입양을 통해 나만을 바라보는 오랜 친구를 만나길 바란다.

김봉주 기자
1825008@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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