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굶지 마세요" 천원의 아침밥 개시
"아침 굶지 마세요" 천원의 아침밥 개시
  • 신재원 기자
  • 승인 2023.05.0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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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물가 상승으로 인해 생활비 부담이 증가했다. 이에 학생들은 생활비를 조금이라도 줄여보기 위해 식(食)을 포기한다. 
이런 상황 속, 천 원만으로 아침밥을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김밥도 3천 원이 기본인 대한민국에서 대학생들은 천 원에 아침밥을 먹을 수 있을까?

물가 상승 속, 배고픈 학생들을 위한 아침밥

 

치솟는 물가에 식비부터 줄이는 대학생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달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3월 외식 물가가 지난해 3월보다 7.8% 급등하며 지난 2월(7.5%)보다 오름세가 더 커졌다. 이에 삼겹살은 200g 기준 평균 1만 9,236원으로 1년 전보다 12.1% 올랐고, 삼계탕 한 그릇은 1만 6,346원으로 12.7% 상승했으며, 짜장면은 6,800원으로 16.3% 올랐다. 


특히 지난 3월, 부산지역 외식 물가를 품목별로 보면 39개 세부 품목이 1년 전과 비교해 모두 상승했다. 가공식품 또한 조사 대상 73개 품목 중 66개가 올랐으며 1년 전에 비해 평균 9.1% 인상률을 보였다.


지난 3월,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48개교 2,076명의 응답자 중 1,164명(56.1%)이 가장 부담이 되는 지출로 식비를 꼽았으며, 가장 먼저 줄이게 된 지출 항목으로 식비를 꼽은 학생이 1,603명(77%)에 달했다. 


본지는 우리 대학교 학생들이 체감하는 식비 부담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고자 지난달 10-16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 참여한 우리 대학 학생 574명 중 '물가 상승으로 식비를 해결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83.8%(481명)가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구체적인 사례를 묻는 질문에 학생들은 "대부분의 음식 가격이 기본 8천 원대부터 심하면 1만 원대이기에 통학하는 학생에게는 교통비에 식비까지 하루 지출만 2만 원이 넘는다"고 답했다. 또한 "하루에 한 끼는 사 먹어야 하는데, 제대로 된 식사를 하려면 하루에 만 원씩 쓰는 꼴이라 부담스러워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로 때운 적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아침 식사 결식률이 높은 대학생에게 양질의 아침 식사를 천 원에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인기다. 2012년 순천향대를 시작으로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던 사업은 2017년 정부에서 정책화해 현재까지 시행되고 있다.


부산에선 △부산대 △한국해양대 △부산가톨릭대 △부산외국어대(이하 부산외대)가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부산외대에서는 무료로 아침밥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부산외대 대외협력팀 관계자는 "동문회와 교직원 기부로 무료로 운영할 수 있다"며 "일반 시민들이 기부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대해 학생들 대부분이 긍정적인 반응이다. 한국해양대에 재학 중인 지미령(인공지능공학 2) 씨는 "시험 기간에 학교에서 밤을 새웠을 때나, 술을 마셨을 때 자주 이용했다"며 "주변 식당은 기본 8-9천 원인데, 학교에서는 천 원에 따뜻한 국과 밥을 먹을 수 있어 앞으로도 계속 이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이 되려면


학생들에게 저렴하고 따뜻한 아침밥을 선사한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지금보다 더 많은 학생들에게 돌아갈 수 있을까.


일각에서는 해당 사업이 '대학에 많은 부담을 준다'고 말한다. 이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 구조 때문인데, 한 끼에 학생이 천 원을 내면 정부가 천 원을 지원하고 나머지를 대학이 부담한다. 보통 한 끼 식사 단가가 4-5천 원 이상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절반 이상의 예산을 대학이 부담하는 것이다.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로 재정난의 위기에 처한 지방 사립대학은 이를 운영할 비용을 마련하기조차 쉽지 않다.


이에 지자체 차원의 지원 필요성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지난 1일, 제주도에서는 해당 사업이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대학에 부담이 클 것으로 보고 1식당 2천 원을 지자체가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지자체가 2천 원, 국비가 1천 원 지원돼 학생들이 천원에 아침밥을 먹을 수 있게 된다. 


우리 대학 송유진(사회학) 교수는 "학생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줄이고 건강을 챙기려는 의도에서 천원에 아침밥을 제공하는 배경과 취지는 이해하지만, 우리 대학과 같은 지방 사립대학은 서울 소재 학교나 국립대학과는 상황이 달라 일시적으로 이벤트성 행사는 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지속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오히려 장기적으로 교육의 질을 높이거나 교육환경 개선에 신경을 쓰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리 대학 박병철(정치외교학) 교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훌륭한 취지로 시작해 더욱 확대된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실제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학생들에게 천 원에 아침밥을 제공하기 위해 학생과 정부가 각 천 원을 내고 나머지를 학교가 부담한다는 구조 자체가 대학에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며 "대학에서 천 원을 부담하고 정부는 상한선 범위 내에서 보조하는 것이 형평성의 원칙에 부합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했다. "그러면 대학생들을 위한 식사 지원에 모든 대학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으며, 모든 학생이 고른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급식 업계에서도 천원의 아침밥을 마냥 반길 수는 없다. 코로나19를 겪으며 학생 식당 이용자가 줄었고, 고물가 상황까지 겹쳐 식자재 등의 부담이 증가해 적자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천원의 아침밥까지 확대 시행하게 되면 급식 업체에 또 다른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 대학 학생식당도 코로나19로 인해 인력난과 매출 등에 어려움이 있었다. 최근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으로 인기를 끈 학생식당 샐러드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 학생 식당이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지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소비자협동조합(이하 생협) 관계자는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에 맞춰 판매하기 위해 식당 부서 이외에 편의점, 사무실 등 다른 부서원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며 5,9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샐러드를 판매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덧붙여 "샐러드 이외에도 생협에서 판매하는 학식은 시중에 판매하는 것보다 15%에서 30% 정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며 "가급적이면 외부 식당보다 생협의 학생식당을 많이 이용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우리 대학도 할 수 있을까


"우리 대학은 언제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하냐"
"밥 부담 없이 먹고 싶다" 

해당 글은 모두 우리 대학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게시된 천원의 아침밥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이다. 우리 대학 학생들도 천 원으로 아침밥을 먹게 되는 날이 올까?


본지의 설문조사 결과, '우리 대학에서도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진행한다면 이용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응답자 574명 중 81.4%(467명)의 학생이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학생들은 "하루 식사에 식비가 너무 많이 지출되는 것 같아 싼 것만을 찾아 대충 때우게 되는데,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통해 제대로 된 밥을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 A(교육학 2) 학생 역시 "해당 사업을 우리 대학에서 하게 되면 자주 이용할 것 같다"며 "학교 밖에서 매번 사 먹거나,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하루 한 끼라도 천 원에 해결할 수 있으면 교통비나 생활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의견을 전했다.


이처럼 많은 학생들의 수요에 우리 대학 역시 '2023년 천원의 아침밥' 사업 수행계획서를 제출하고, 지난달 25일, 학생복지과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 대학도 천원의 아침밥 사업 지원 대상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에서 안내받은 사업 기간을 준수해 올해 2차례 시험 기간인 1학기 기말시험, 2학기 중간시험 기간 동안 시범적으로 사업 운영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강기동(글로벌비즈니스학 4) 총학생회장 또한 "총학생회에서도 학우들을 위하는 좋은 취지를 가지고 하는 사업이라고 생각해 일부 비용을 지불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학생복지과는 "목표한 정량적 성과를 내고 사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차년도에는 더욱 개선된 운영을 위해 타 대학 사업 운영조사와 식수 및 기간 확대 등을 검토 중이니 우리 대학 학생들의 많은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신재원 기자
2208026@donga.ac.kr
<일러스트레이션 = 최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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