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탈출기] 하루만 배우면 당신도 서퍼
[일상탈출기] 하루만 배우면 당신도 서퍼
  • 안희석 기자
  • 승인 2014.10.06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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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
▲ 지난달 28일, 송정해수욕장에서 서퍼들이 파도를 타고 있다.

 "서핑은 내 열정이고 살아가는 길이다." 여성 서핑 챔피언으로 이름을 날린 미국인 베서니 해밀턴의 말이다. 예전보다 많이 대중화 됐다지만 아직도 '서핑'을 낯설어 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하루만 배우면 한 번도 타보지 않은 사람도 일어서서 파도를 탈 수 있다.

흔히들 서핑은 여름 스포츠라 생각한다. 하지만 폭우가 쏟아지는 날을 제외하면 1년 중 언제든 즐길 수 있다. 두꺼운 겨울용 수트를 입으면 겨울 바다에서도 춥지 않게 서핑을 할 수 있다. 특히 매년 1월 1일 새벽에는 많은 서퍼가 바다로 향한다. 서핑보드 위에서 해가 뜨는 장면을 즐기고 해가 완전히 뜨고 나면 파도를 타고 해변으로 돌아간다. 누구나 이런 영화 같은 장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서핑의 매력을 직접 느껴보기 위해 초보자 하루 강습 코스를 선택하고 송정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이른 아침의 송정 바다는 모든 것이 활기찼다. 바다에서는 벌써부터 서퍼들이 파도를 타고 있었고 길거리는 서핑 보드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강습소로 들어가자 탄탄한 구릿빛 몸의 담당 코치가 안전 수칙을 설명해줬다. 설명이 끝난 뒤 온몸을 꽉 잡아주는 전신 수트로 갈아입고 준비운동을 위해 백사장으로 갔다. 가을이라기엔 아직 여름만큼 햇볕이 뜨거워 달궈진 모래 때문에 발바닥에 화상을 입을 것만 같았다. 게다가 공기조차 통하지 않는 수트 때문에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 오듯 흘렀다. 당장 시원한 바닷물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약 30분 동안의 준비운동 및 자세 연습이 끝난 뒤 드디어 보드를 들고 바다에 들어갔다. 처음엔 보드 위에 엎드려 균형을 잡고 파도의 힘을 이용해 앞으로 나아가는 동작부터 배웠다. 간단한 동작이라 몇 번의 반복으로 몸에 익힌 뒤 일어서는 연습을 시작했다. 첫 도전에 벌떡 일어서는가 싶더니 금방 물속으로 고꾸라졌다. 얼굴로 수면을 때려 코가 얼얼했다. 짠 바닷물도 한껏 들이마셔 눈물이 핑 돌았다. 오기가 생겨 더 열심히 했지만 두 번째, 세 번째도 실패했다. 슬슬 짜증이 밀려왔다.

백사장에 앉아 10분 정도 쉬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바다로 들어갔다. 이번엔 느낌이 달랐다. 파도가 뒤에서 밀자마자 빠르게 동작을 취했고 드디어 정확한 자세로 일어섰다. 기분이 굉장히 묘했다. 파도가 뒤에서 밀어댔지만 몸은 흔들리지 않고 해변을 향해 쭉쭉 나아갔다. 생각보다 속도가 빨라 시원한 바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왜 다들 서핑은 '해봐야만 알 수 있다'고 하는지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정해진 시간의 강습이 끝나고 이제 혼자서 서핑을 즐겼다. 물 위에 둥둥 떠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다가 큰 파도가 오면 자세를 잡고 일어서기를 반복했다. 파도를 기다리는 서퍼들의 표정은 다들 여유로웠다. 초보자가 근처에 있으면 긴 시간 기다렸어도 먼저 타라고 손짓까지 한다. 이런 양보의 미덕 속에서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베서니 해밀턴은 서핑 중 상어의 공격을 받아 한 쪽 팔을 잃었다. 하지만 그녀는 몇 년 뒤, 불굴의 의지로 일명 '외팔이 챔피언'이 됐다. 지금 양 손으로 이 신문을 잡고 있다면 서핑의 매력을 느끼러 당장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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