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과 금연 사이, 불과 3m
흡연과 금연 사이, 불과 3m
  • 안다현 기자
  • 승인 2018.10.1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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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과대 출입구 앞에 위치한 흡연 구역에서 흡연하는 학생들
단과대 출입구 앞에 위치한 흡연 구역에서 흡연하는 학생들

도시철도 출입구 앞에 서서 흡연하는 사람을 본 적 있는가. 아마 보지 못한 사람을 찾는 게 어려울 거다. 그들은 담배꽁초로 가득한 바닥이 무언의 지정 흡연 구역인 양 그곳에 서서 새로운 꽁초를 만들어낸다. 출입구를 지나가는 비흡연자는 얼굴을 찡그리며 흡연자를 흘깃 쳐다보고 재빨리 그 자리를 피한다.

 이런 비흡연자들의 마음을 꿰뚫었는지 부산시는 지난 4월 6일에 도시철도 출입구 10m 이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시는 시민들의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4월 6일부터 9월 5일까지 '부산광역시 금연구역 지정 등에 관한 조례'의 계도기간을 가졌다. 계도기간이 끝난 지난달 6일부터는 출퇴근 시간을 중심으로 도시철도 출입구를 집중적으로 단속하며 흡연 적발 시 과태료 2만 원을 부과하게 했다.

 이제 금연구역은 부산에 소재한 도시철도 △1·2·3·4호선 △부산김해경전철 △동해선 등의 출입구 750여 곳으로 확대됐으며, 도시철도 출입구를 기준으로 사방 10m 이내는 흡연 단속 구역이다. 버스정류장도 예외는 아니다. 버스정류장 10m 이내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것은 7년 전인 2011년이었다. 시는 시민들의 간접흡연을 예방하기 위해 대중교통 이용 동선을 중심으로 금연구역을 지정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지키는 시민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 대학교 이찬희(토목공학 1) 학생은 "지하철역 근처에 있는 금연구역 표지판은 많이 봤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금연을) 지키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나도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운다"고 전했다.

우리 대학 흡연 구역에 
흡연자들은 만족, 비흡연자들은 불만족?

 그렇다면 우리 대학 흡연 구역과 금연구역의 경계는 뚜렷할까. 2011년에 보건복지부가 개정한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에 따르면 대학 캠퍼스의 건물 전체가 금연구역이며, 흡연 구역은 대학 당국의 의사에 따라 설치하거나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 대학 구덕캠퍼스(이하 구덕캠)의 경우 흡연구역은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았다. 건물 입구에는 내부가 금연구역임을 알리는 스티커가 붙여져 있었지만, 교내에 흡연 구역이라고 명시돼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공원용 재떨이가 있는 △간호대학 뒤편 △의과대 뒤편 복사실 옆 등이 구덕캠 학생들의 비공식적인 흡연 장소인 듯했다. 동아대병원 장례식장 건너편에 위치한 흡연 부스에서도 흡연이 가능하지만 강의실과는 거리가 꽤 있어 이용은 어려워 보였다. 우리 대학 최영현(의예 1) 학생은 "학생들은 동아대병원 앞에 위치한 흡연 부스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 편이고 의대·간호대 뒤에서 담배를 많이 피운다"며 "수업 쉬는 시간마다 매점이나 자판기를 종종 이용하는데, 거기서 흡연하는 학생이 있으면 담배 연기 때문에 불편하다"고 말했다.

 관리과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승학캠퍼스(이하 승학캠)의 공식 흡연 구역은 총 16곳이다. △예술대 1관 체육관 후문계단 옆 △공대 1호관 뒤편(배면) △공대 3호관 3층 출입문 옆 △자연대 뒤편 △예술대 2관 실습동 폐기물처리장 앞 △인문대 지하1층 출입문 옆 △공대 5호관 6층 출입문(엘리베이터쪽) 앞 △인문대 4층 그린필드 △인문대 2층 배면 △학생회관 4층 휴게공간 △공대 3호관 배면(뒤쪽) △한림도서관 옥상 △공대 4호관 출입문 우측 휴게공간 △산학관 지하층 야외공간 △생명대와 예술대 2관 사이 △교수회관 3층 출입문 앞 등이 흡연 구역에 해당한다. 승학캠에서 주로 수업을 듣는 이찬희 학생은 "흡연자로서 교내 흡연 구역이 부족하다고 느낀 적은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비흡연자는 교내 흡연 구역 위치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흡연 구역이 단과대 건물 출입구와 근접하다 보니 비흡연자가 간접흡연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지난달 13일 시간표 앱 '에브리타임' 비밀게시판에는 "비 오는 날에 (비를 맞지 않으려고) 건물 바로 앞에서 담배 피우는 흡연자들이 많다. 건물 안으로 담배 연기가 다 들어와서 불쾌하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이에 다수의 학생은 공감을 표하며 흡연자에게 단과대학 건물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흡연할 것을 당부했다.

 승학캠에 위치한 공대 4호관의 경우 건물 출입구 앞에 있는 흡연 구역 팻말과 금연구역 팻말의 직선거리가 3m도 채 되지 않는다. 팻말은 유동적으로 위치가 변할 수 있지만, 흡연 구역과 금연구역의 경계가 모호해 사실상 '금연구역'의 의미가 없다. 흡연 구역에서 흡연한다 해도 담배 연기는 바람을 타고 얼마든지 금연구역으로 날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흡연 구역과 단과대 건물 출입구 거리가 가까운 것도 문제가 된다. 비 오는 날에 비를 피해 공대 4호관 출입구 앞에서 담배를 피우던 A 학생은 "비가 오면 (관리자가) 공원용 재떨이를 출입구 앞으로 옮겨놓기 때문에 별생각 없이 여기서 담배를 피운다"고 말했다. 지나가는 학생들의 시선이 신경 쓰이지 않느냐고 묻자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비흡연자인 이승은(신소재공학 3) 학생은 "공대 5호관(구 RS) 5층 강의실은 흡연 구역과 가까워서 창문을 열어놓으면 담배 냄새가 들어올 때도 있다"며 "흡연 구역으로 지정된 곳이 대부분 실외라서 (지나가면서) 어쩔 수 없이 간접흡연을 하게 될 때가 많다.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 흡연 부스가 캠퍼스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2016학년도 기준으로 부민캠퍼스의 흡연 구역은 △종합강의동 뒤편 동아리방 앞 △법학전문대학원 앞 좌측 벤치 △후문 전차 근처 △농구장 앞 벤치 △국제관 주차장 일대 △국제관 지하 1층 인근 외부 공간 등이며, 총 7곳이다. (본지 1128호 1면 참고)

공대5호관(구 RS)에 위치한 캐노피가 설치된 흡연 구역
공대5호관(구 RS)에 위치한 캐노피가 설치된 흡연 구역

안다현 기자
1600353@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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