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피디아] '말'을 말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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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은 기자
  • 승인 2014.04.08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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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 아나운서
▲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이지혜 경마 아나운서.

1번 말, 2번 말, 3번 말…. 술자리에서 한 번쯤은 해봤을 경마 진행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경마 아나운서다. 경마 아나운서의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렛츠런파크 부산경남(구 KRA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이지혜 아나운서(36)를 만나 봤다.

경마방송이라고 하면 박진감 넘치고 생동감 있는 진행을 하는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경마방송 진행은 경마 아나운서의 업무 중 극히 일부다. 경마방송 진행 외에도 말의 컨디션이나 전적과 같은 정보를 알려주는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고 방송하며, 우승 기수의 인터뷰도 맡고 있다. 재밌는 점이 있다면 경마방송 중계는 대부분 남성 아나운서들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지혜 아나운서는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남성 아나운서가 여성보다 2배 정도 많은 편"이라며 "주 고객이 남성이고, 경마 특성상 아직까지는 남성 아나운서를 선호해 여성 아나운서들은 경마 방송보다는 관련 정보 방송 기획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마 아나운서는 마사회 직원이다. 기업의 특성상 채용이 여타 방송국에 비해 많지 않아 경마 아나운서를 꿈꾸는 이라면 채용 정보를 잘 살펴야 한다. 이 아나운서 또한 대구의 한 방송국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활동하던 중 우연한 계기로 채용 공고를 보고 입사하게 됐다. 경마 아나운서는 인원 교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방송할 수 있는 방송 관련학과 출신의 경력자가 우대되며, 아나운서 아카데미 수료도 도움이 된다. 이 아나운서는 "학창시절부터 학교 방송국 아나운서로 활동했고, 졸업 후 지역 방송국 아나운서로 근무하는 등 방송 경력을 쌓았다"며 "경마방송이라고 해서 순발력이나 응용력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능력은 차차 길러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기수들의 국적이 다양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외국어 능력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방송직 종사자들의 근무형태가 프리랜서인데 반해 경마 아나운서는 60세에 정년을 맞는다. 근무 환경 또한 장점 중 하나다. 공원의 형태로 지어지고 외곽에 위치해 좋은 공기와 탁 트인 전망을 매일 느낄 수 있다. 이 아나운서는 "출퇴근이 조금 힘들기는 하지만 사실 출근하는 것인지 놀러온 것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근무 환경을 설명했다.

방송국에서 여러 가지 소재로 방송을 기획하는 것과 달리 경마장 방송은 그 원천이 '말'로 한정돼 있어 방송인으로서의 만족감이 큰 직업은 아니다. 이지혜 아나운서는 "방송국에서는 자신이 관심만 가진다면 세상 모든 것이 방송 아이템이 될 수 있어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며 "경마 아나운서의 경우 조직화된 시스템 아래 방송 제작이 이뤄지기 때문에 약간은 단조롭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최장 2분의 짧고 굵은 경기, 경마를 중계하는 경마 아나운서는 대다수의 인식과 달리 속사포처럼 빠르게 말하지도 않고, 고객도 남녀노소로 다양하다. 말(馬)을 좋아하는, 그리고 말(言) 과 관련된 일을 찾는 당신이라면 '말'을 말하는 사람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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