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행 모티] 구름에 빠져드는 곳, 몰운대
[지역기행 모티] 구름에 빠져드는 곳, 몰운대
  • 김민지 기자
  • 승인 2014.04.08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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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 : '모퉁이'의 경상도 사투리. 잘못된 일이나 엉뚱한 장소라는 의미로도 쓰임

▲ 다대포해수욕장에서 바라본 해안산책로.

부산에는 해운대, 태종대, 몰운대라는 '3대'가 있다. 이 3대(臺)는 상쾌한 숲에 둘러싸여 푸른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훌륭한 광경으로 유명한데, 해운대나 태종대에 비해 몰운대는 덜 알려져있다. 이번 모티의 목적지는 푸른 다대포해수욕장과 낙동강, 그리고 울창한 숲을 볼 수 있는 몰운대다.

몰운대는 다대포 바다와 낙동강 하류가 만나는 지점이다. 이 때문에 해류가 짙은 안개를 형성하고, 그 영향으로 시야가 자주 가려진다. 몰운대(沒雲臺)라는 이름도 구름이 바다에 빠져드는 듯한 광경 때문에 붙여졌다. 낙동강 입구에 위치해 있어 해상무역의 통로로 이용된 몰운대는 역사적으로 군사적 요충지이기도 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의 선봉장이었던 정운은이 곳에서 500여 척의 왜선과 싸우다가 전사했다. 현재도 초소를 비롯해 곳곳에 군사시설이 있어 출입 및 사진촬영을 금지하는 곳도 있다.

몰운대는 출발지의 경사가 상당해 길 초입에서 꽤 난항을 겪는다. 하지만 입구만 지나면 가벼운 산책로가 이어진다. 목이 마르다 싶을 때 알맞게 나타난 식수대에서 잠시 목을 축이고 주위를 둘러보면 어느새 울창한 숲으로 둘러 싸여 이곳이 바닷가 근처라는 것을 잊게 된다. 식수대를 지나 걷다보면 오래된 건물이 나온다. 이 건물은 다대포 객사다. 다대포 객사는 부산광역시 지정 유형문화재 제3호로, 외국사신의 숙소로 사용되거나 특정한 날 임금을 향해 절을 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됐던 건물이다. 그 탓인지 객사는 다른 곳에 비해 볕이 잘 든다.

▲ 다대포 객사.

다대포 객사에서 내려오면 도장을 찍을 수 있는 도보인증대가 보인다. 도보인증대는 갈맷길 이용객들을 위한 것으로, 부산시에서 배부한 여행자 수첩에 갈맷길(9코스, 20개 구간)의 도장을 모두 모으면 부산시에서 기념품을 증정한다. 몰운대를 걷는 내내 갈맷길을 나타내는 귀여운 이정표가 나무를 비롯해 다양한 곳에 부착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몰운대를 한바퀴 돌고 내려오면 다대포 해수욕장이 펼쳐진다. 다대포 바다에서 왼쪽을 쳐다보면 해안산책로가 붙어있다. 해안산책로는 바로 옆에 있는 주차장을 통해 곧장 갈 수도 있지만 공원 중앙에 흐르는 해수천에 놓인 돌다리를 통해 갈 수도 있다. 바다 근처에서 돌다리를 건너는 경험은 색다르다.

해안산책로는 총 3개의 전망대로 나눠져 있다. 숲의 기운이 가득한 몰운대와 달리 걷는 내내 바다를 볼 수 있는데, 전망대에서는 이름에 걸맞게 바다를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몰운대에 비해 길이가 짧아 아쉬움이 느껴지지만 산책로 끝부분에 다가가면 암석들과 함께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눈앞에서 느낄 수 있다. 바로 옆은 모래사장이지만 암석들로 가득한 해안산책로는 모래사장과 어우러져 또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따뜻한 날, 어딘가로 잠깐 걸어보고 싶다면 사람들이 많은 복잡한 곳 대신 몰운대를 걸어보자. 상쾌한 숲과 시원한 바닷바람이 반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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