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 그리고 지방대 ①] "동아대 경쟁력 있는가" 학생들에게 물었다
[동아대 그리고 지방대 ①] "동아대 경쟁력 있는가" 학생들에게 물었다
  • 박주현 선임기자
  • 승인 2021.11.0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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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 자랑스럽다' 우세
수도권과 지방 격차에 하락세 걷고 있어
결국, 취업과 직결되는 문제

우리 대학교는 '한강 이남 최고의 사학'인가. 그저 '지방대'인가. 학령인구 감소 위기는 지방대 몰락을 예고한다. 우리 대학 역시 지방대 범주에 속함으로써 이 위기를 벗어날 순 없다. 지방대 현실을 살펴보기에 앞서,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 동아대 현실을 물어봤다. 

본지는 우리 대학 개교 75주년을 맞아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2일까지 우리 대학 학생 313명을 대상으로 '본교 인식조사'를 시행했다. 해당 조사 표본추출방법은 특수분야(△의과대 △간호학부 △석당인재학부)를 제외한 학부생(재학생·휴학생·졸업유예생) 2만 3,040명을 단대별 학부생 수 비율로 할당표집 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5.51%p다.


'명문사학' 자랑스럽지만, 위상 내리막길
'본교 인식조사' 결과 '동아대 학생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에 그렇다고 답한 학생이 56.55%(177명), 그렇지 않다 43.45%(136명)로 나타났다. 학생들 대체로 과거부터 이어져 내려온 '명문사학'이라는 우리 대학 위상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자랑스럽다고 응답한 현민석(전기공학 4) 학생은 "외부에서의 우리 대학 인식보다는 우리 대학 내부에서 동아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다"며 "75년 역사를 가진 동아대만의 정체성과 문화를 재학생들이 잘 알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밝혔다. 고은(경영학 1) 학생 역시 "재학생이 우리 대학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우리 대학의 위상이 결정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반면 학생 10명 중 8명이 우리 대학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 대학이 최근 인지도·영향력·경쟁력 요소 등에서 하향세를 걷는다'에 그렇다가 238명(76.04%), 그렇지 않다가 75명(23.96%)이었다. 이는 수도권 집중화와 지방대 추락이라는 사회적인 현상에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장서윤(글로벌비즈니스학 2) 학생은 "우리 대학이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인지도 면에서는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 그러나 예전과 같은 명성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며 "현재 우리 사회가 무조건 '인서울 대학'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일러스트레이션=이지원 기자>

 


'서울공화국'과 수도권 대학
지방대학 위기 중 하나로 대학교육연구소(이하 대교연)는 '대학 위기 극복을 위한 지방대학 육성 방안' 보고서에서 '우리 사회의 수도권 집중'을 꼽았다. "지역발전의 토대라 할 수 있는 인구 및 경제·사회·문화 관련 인프라의 수도권 쏠림현상이 심각하고, 그 과정에서 지방대학 위기도 심화됐다"라고 분석했다.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사업의 현황과 이해'(박설민, 2012)에서 "IMF 이후 안정적인 직업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수도권 중심으로 경제·사회 발전이 이루어지면서 인재양성·유치 구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했듯 지방대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변곡점을 맞은 것이다.


1997년과 2006년 사이 인구변화만 봐도 수도권 쏠림을 알 수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이하 KOSIS)' 행정구역별 인구수에 의하면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인구는 1997년 2,125만 2,341명이었으나 2006년에는 2,371만 1,590명으로 245만 9,249명 증가했다. 반면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인구는 1997년 790만 4,722명, 2006년 787만 7,343명으로 10년 사이에 2만 7,379명이 줄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지난해 매출액 기준 전국 1,000대 기업 가운데 부산에 본사를 둔 기업 수는 29곳이라고 밝혔다. 이와 달리 서울 소재 기업은 743곳이다. 아울러 KOSIS 2019년 평균 근로·사업소득 통계에서 서울 평균 소득은 4,240만 원이었다. 그러나 부산은 3,329만 원이었다. 911만 원 차이다. 이처럼 수도권이라는 '블랙홀'은 수험생의 수도권 대학 수요 폭발을 이끌었고, 지역대학은 경쟁력을 잃어간 것이다.


이문경(조경학 3) 학생은 "예전부터 우리 대학이 명문대학이라는 평가는 많지 않았나. 그러나 이제는 아무래도 명문대학은 무조건 수도권 대학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A(식품영양학 1) 학생은 "고등학교 시절 입학원서를 쓰면서 선생님들이 지방사립대는 기피하고 인서울 대학을 목표로 하라는 조언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장서윤 학생은 "수도권과 지방 격차가 워낙 심해졌다고 생각한다. 부산 지역대학 경쟁률이 서울보다는 확연히 하향세를 보인다"며 "서울로 가고 싶은 학생들이 조금 더 많아져서 우리 대학의 입지가 낮아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표상으로 이러한 상황을 알 수 있다. 2021학년도 우리 대학 수시모집 경쟁률은 6.60대 1로 지난해 6.73대 1보다 수치가 떨어졌다. 정시모집 경쟁률도 △2019학년도 4.70대 1 △2020학년도 3.77대 1 △2021학년도 2.97대 1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더불어 올해는 지난해보다 43명 더 늘어난 67명을 추가 모집했다(본지 1165호 1면 참고).


본지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회가 있다면, 편입·대학원 진학 등의 방법으로 최종 학력을 바꾸고 싶다'라는 물음에 그렇다 64.22%(201명)를 나타냈고 아니다 35.78%(112명)였다. 이어 '가능했다면 '인서울 4년제 대학'으로 진학했을 것이다'에 그렇다 267명(85.30%), 아니다 46명(14.7%)으로 밝혀졌다. 학생 대다수가 학력에 관해 아쉬움을 느끼는 편이며 동시에 수도권 대학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우리 대학을 향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답했던 고은 학생은 "우리 대학이 훌륭한 명성을 가졌지만, 수도권 대학에 진학했을 시 현재보다 다양한 사람과 경험을 접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기회의 격차를 언급했다.


결국, 취업 경쟁력·일자리 문제
대학 위기 극복을 위한 지방대학 육성 방안 보고서에서 대교연은 "2018년 지방대학 취업률은 62.9%로 수도권 66.9%보다 4.0%p 낮다. 지방대와 수도권대학 취업률 차이 또한 2012년 0.7%p, 2015년 2.1%p, 2018년 4.0%p로 점차 벌어졌다"며 "극심한 취업난 속에 지방대학 학생이 수도권대 학생보다 취업에 불리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본지 조사에서 '동아대 출신이라는 사실이 취업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학생이 32.91%(103명), 경쟁력이 없다는 학생이 67.09%(210명)를 기록했다. 학생 과반수가 취업에 관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답한 것이다. 


B(국제무역학 3) 학생은 "우리 대학 출신으로서 부산 안에서 취업하는 것에 대해서는 딱히 큰 문제가 없는 편이다. 그러나 서울에 위치한 대기업 취직은 우리 대학 출신이라는 점이 결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장서윤 학생은 "주변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지방사립대이기 때문에 대기업은 에초 우리 대학 출신들의 서류를 받지 않는다는 말이 많았다"며 "물론 동아대라서 이러한 문제를 겪는 게 아니라 단지 지방에 위치하기 때문에 이렇게 되지 않았을까"라고 답했다. 


전체적인 취업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문제도 존재하지만, 부산 안에서는 서울과 비견되는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이문경 학생은 "부산에서 취업할 일자리가 없어서 서울로 가거나 다른 지역으로 간다는 말이 진짜 비일비재하다"라며 "주변 사람 중에서 부산에 남아 있는 사람은 없고 거의 수도권이나 다른 지역에서 일한다"고 토로했다. 


C(응용생물공학 2) 학생은 "부산에 있는 대학을 나오면 부산에서 취직할 수 있지만, 서울에서는 취직하기 힘들다 생각한다. 서울에 있는 대학을 나오면 서울이든 지방이든 모두 기회가 있다고 느낀다. 기회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지는 [동아대 그리고 지방대 ②] 기획에서는 내부 '우리 대학'에서 외부 '지방대'로 관점을 넓혀 왜 지방대가 무너지고 있는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지방대 위기를 심층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다. 〉〉 제1172호 4면에 계속

 

박주현 선임기자
1906866@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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